(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지난 10일 중국 재정부가 금융기관 개방 조치를 발표한 시점에 전문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당시 중국을 순방 중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떠난 후에야 해당 조치를 발표했다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SCMP는 중국이 규제 완화는 미국, 중국의 압박에 따른 것이 아닌 중국 자체의 정책 결정에 의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발표 시점을 조율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했다.

SCMP에 따르면 실제로 역내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인 지분 규제 완화는 미국 기업들이 수년간 중국에 요구하던 사항이지만, 중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에 규제 완화 계획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칸롱 중국 인민대 교수는 "(금융기관 개방은) 트럼프에게 큰 선물이다"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금융기관 개방을) 트럼프를 위해 했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금융기관 개방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개선을 요구한 핵심적인 문제라면서, 중국이 금융기관을 개방한 것은 미국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측의 요구를 사실상 받아들인 것이지만, 그 시기를 미세하게 조정했다는 의미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을 동반해 중국을 방문한 기업인 대표 한 명을 인용하며 중국의 금융기관 개방 조치 발표는 놀라운 시점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중국과 미국이 2천530억 달러에 달하는 기록적인 거래 규모를 발표하면서도 금융기관 개방 조치를 같이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의 외교자문역으로 활동 중인 스인홍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중국의 금융기관 개방 조치는 외부 압력에 따른 것이 아닌 중국 자체의 경쟁력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스 교수는 "(중국의 금융기관 개방 조치 발표는) 양보처럼 보일 수 있지만, 중국은 사실상 독자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10일 오후 외국인이 역내 증권, 선물, 자산운용사에 대한 합작 투자에 나설 경우 지분을 기존 49%에서 51%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늘렸다. 재정부는 중국 생명보험사와 은행에 대한 외국인 투자 지분 규제도 단계적으로 철폐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중국을 방문해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 베트남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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