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사실상 2인자'로 여겨지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자리가 늦어도 내년 여름 이전에는 공석이 되는 상황에서 자격 요건을 둘러싸고 다양한 말들이 오가고 있다.

미국 CNBC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가 내년 봄 또는 여름경 물러날 것이라고 밝힌 후 월가에선 잠재 후보와 자격 요건을 둘러싼 말들이 나오고 있다며 일각에서 연준 의장 다음으로 중요한 자리라고 불리는 뉴욕 연은 총재를 선임하는 것은 가장 논쟁적인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근래 들어 미국 연준과 지역 은행 총재들을 선임할 때 갈수록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다양성이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총 135명의 지역 은행 총재 가운데 6명은 여성이며 3명은 백인종이 아닌 인종이라고 밝혔다. 반면 11곳의 지역 은행은 지금까지 한 번도 백인종이 아닌 인종이 총재직을 수행한 적이 없으며 열두 곳 중 여덟 곳은 한 번도 여성이 총재에 오른 적이 없다.

CNBC는 "브루킹스 연구소의 글렌 허친스 부의장은 뉴욕 연은 이사회 의장인 사라 호로위츠와 함께 뉴욕 연은 총재 인사 위원회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며 그는 연준 위원들의 동의로 차기 뉴욕 연은 총재를 뽑게 되는 만큼 다양성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반드시 경제학자여야 하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각에선 연준 내에 경제학자들이 넘쳐나는 만큼 전문성에 일정 부분 반감을 드러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상 경제학자를 부의장이나 다른 위원직에 앉히고 연은 총재는 비 경제학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말 선임한 제롬 파월 차기 연준 의장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파트너 출신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보유하지는 않았다.

CNBC는 마지막으로 금융시장과 은행업 전문성 관련한 논란이 있다며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했고 워싱턴 정가에선 강력한 금융시장 규제였던 도드-프랭크 법안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만큼 은행권 출신이 차기 뉴욕 연은 총재에 뽑힐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CNBC는 월가에서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군 중 가장 유력하다고 여겨지는 네 명을 추려 소개했다.

피터 블레어 헨리 : 뉴욕대(NYU) 경영대학원의 최연소 학장으로 48세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옥스퍼드대학 로즈 장학생이다. 국제금융과 신흥시장, 국제채권의 전문가로 잘 알려졌으며 연준 잭슨홀 콘퍼런스에선 사회를 보기도 했다.

피터 피셔 :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차관을 역임했으며 현재 다트머스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다. 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채권 포트폴리오를 총괄하기도 했으며 뉴욕 연은에서 14년을 보내기도 했다.

샌디 오코너 : JP모건의 규제 부문 수석으로 차기 연준 의장이 될 제롬 파월과 금융시장 개혁 프로젝트 등에서 가깝게 일한 바 있다. 월가 바깥 인사들과 교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스 카펜터 : 스위스계 투자은행 UB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오바마 정권 당시 미 재무부에서 금융시장을 담당하는 차관보를 역임했다. 연준에서 15년을 보냈다. 프린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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