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5개 증권사가 국내 처음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됨에 따라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4일 초대형 IB 지정으로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핵심업무로 꼽히는 어음 발행 등 단기금융업 인가를 한국투자증권에만 내주면서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초대형 IB)로 지정했다.

한투증권은 만기 1년 이내 어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조달한 자금의 50%는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투자 등 기업금융에 투자할 수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초대형 IB들이 조달한 자금을 운용하는 단계에서 회사채 시장 활성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사모사채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부동산이 수익률이 제일 높지만, 제한이 있어 기업대출이나 구조화채권, A급 회사채 정도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중 대출이나 사모사채를 많이 할 것으로 보여 공모시장이 쪼그라들 것이란 예상도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기존 RP나 ELS 조달은 담보채권이나 환매 대응을 해야해는데 이제는 증권사가 조달해서 투자하니 은행업무가 가능해졌다"며 "CP 시장의 큰 손이 되는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어음 발행이 가능한 증권사가 한 곳 뿐이라 그 효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소문난 잔치에 그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

류상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본격적인 시작 전이라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특히 최근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증권사가 지불해야 할 발행어음 금리도 올라 조달금리를 고려할 때 수익성도 불확실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발행어음 인가를 단계적으로 해주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다른 증권사들도 발행어음 인가가 났다면 시장 영향이 컸겠지만, 지금은 1곳만 먼저 시작하는 단계라 영향을 작을 듯하다"며 "금융위가 단계적으로 어음발행을 허용하겠지만, 시간은 걸릴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발행어음 업무로 증권사 내부에서 고객이 RP나 CMA계좌에서 돈을 빼 발행어음을 사는 등 이전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단기물에는 안 좋다"며 "오히려 최근 같은 상황에서는 인가가 연기된 것이 다행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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