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시장의 장단기 금리 격차가 물가 상승 압력에도 결국 역전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BMO캐피털은 15일 마켓워치를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이 오히려 채권 커브의 역전을 재촉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채권 커브는 물가 부진과 금리인상 기대 등으로 최근 꾸준히 평탄화됐다.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격차는 14일 67bp까지 떨어지며, 10여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축소됐다.

채권 커브는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전 만기에 걸쳐 성장과 물가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반영한다. 일반적으로 커브 플래트닝은 성장률에 대해 투자자들이 우려한다는 신호로 인식된다.

플래트닝을 넘어 장단기 금리의 역전을 의미하는 커브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평가된다. 실제 미국 국채시장에서 커브 역전은 지난 1955년 이후 9번의 경기 침체를 선행한 바 있다.

최근 장기금리를 제약하는 요인은 물가 부진이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이 가시화되더라도 추가적인 커브 플래트닝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BMO캐피털은 "물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종착지(중립 금리) 예상치를 더욱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커브 플래트닝 압력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중립금리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연준의 금리인상 및 보유자산 축소를 더욱 가속화시킨다. 빨라진 통화정책 정상화는 기준금리와 밀접하게 반응하는 단기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BMO캐피털은 2년 국채금리가 내년 2분기에는 2% 위로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까지 미약한 물가 압력에도 금리인상이 이어진 것을 고려할 때 물가 압력이 가시화될 경우 추가적인 긴축 압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이 기관의 예상이다.

물가 이외의 요인으로도 채권 커브의 추가 플래트닝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씨포트 글로벌(Seaport Global) 증권에서 국채 트레이딩을 맡은 탐 디 갈로마 전무는 "단기물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장기물 수요가 커브 뒷 구간을 억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익을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투자자들이 있고, 그들은 장기채 시장에서 계속해서 물량을 찾을 것"이라며 "단기물을 찾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에 단기 국채 투자에 따른 손실도 이어지고,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장기물로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번 주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기점으로 추가 커브 플래트닝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소비자물가가 강하게 나올 경우 이론상으로는 장기채 매도세로 이어져야 하지만, 실제 수급 상황에서는 이와 다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마켓워치의 설명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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