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KB국민카드가 국내 카드사 중에는 최초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카드사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도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최근 비자카드와 법인카드 발급 관련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KB국민카드가 향후 일정 기간 발급하는 모든 법인카드의 해외제휴 브랜드는 비자만 사용하겠는 계약이다.

KB국민카드는 앞서 올해 초에는 마스터카드와 개인 신용카드 분야에서 같은 계약을 맺었다. KB국민카드가 발급하는 개인 신용카드의 해외 브랜드는 모두 마스터가 적용된다.

KB국민카드는 법인카드와 개인 신용카드 각각에 대해 비자와 마스터 측에 계약 조건을 제시하게 하고, 좋은 조건을 내건 브랜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런 해외 브랜드 전속 사용 계약은 국내 카드업계에서는 첫 사례다.

일반적으로 발급하는 카드의 종류별로 비자나 마스터 중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브랜드를 선택하거나, 두 브랜드를 모두 채용해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KB국민카드의 전속 계약은 국제 브랜드 사와 KB 측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카드시장에서 해외 브랜드는 비자가 큰 폭의 우위를 점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 결제 수수료 인상을 둘러싸고 비자와 국내 카드사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최근 마스터가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는 중이다.

마스터 측에서 이런 계기를 활용해 국내 카드사에 대한 마케팅비 지원 혜택을 강화하면서 전속 계약 등도 제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마스터의 점유율이 비자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되면서 더욱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자 측에서도 마스터가 전속 계약 등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는 만큼 양사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셈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비자와 마스터 양사를 경쟁시켜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쪽을 사업자로 선정했다"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비자나 마스터 중 한 브랜드만 발행할 경우 고객 선택권 보장 등에서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 카드 사용이 많은 고객의 경우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경우도 많아서 전속 계약 방식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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