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뉴욕증시와 유가가 내린 가운데 엔화에는 하락하고, 유로화에는 보합권을 보이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5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8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43엔보다 0.60엔(0.53%)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9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92달러보다 0.0001달러(0.00%)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0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77엔보다 0.72엔(0.54%) 밀렸다.

달러화는 뉴욕증시 낙폭 축소로 엔화에 낙폭을 줄였지만, 내림세를 유지했다.

전일 달러화는 10월 생산자물가 상승에도 엔화에 보합권에서 머물렀다.

외환 전략가들은 CPI가 시장 기대에 부합했지만, 물가 부진 기대를 바꾸지 못했다며 그래도 12월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하는 정도는 됐다고 판단했다.

전략가들은 또 공화당 상하원의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오바마케어의 핵심 조항인 '개인보험 의무화'를 폐지하는 규정을 하원은 논의하지 않을 것이고, 상원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이미 어려운 세제개편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라이언은 상원이 세제안을 통과시켜 상·하원의 양원 협의회까지 올 수 있다면 거기서 만나서 다시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유가가 2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원자재 통화들의 가치를 낮춘 것은 이날 달러화 가치를 뒷받침하는 재료가 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19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는 140만 배럴 감소였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 분석가는 "달러에 대한 낙관론은 압력에 처했다"며 "위험 선호의 감소와 세제안에 대한 우려는 미 국채 금리에 하락압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매니징 디렉터는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고, 달러 분위기도 고조돼왔음에도 "우리는 달러의 소폭 반등만 봤다"며 "시장에 유로화 매수가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베첼은 또 "이날 달러의 낙폭 축소는 미 경제지표에 대한 뒤늦은 반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찰스 에번스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속하는 저물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에번스 총재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많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근원 물가 부진이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매달 낮게 나오는 수치를 보고 있으면 일시적이라는 의견에 점점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물가 상승세를 약화하는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4주이래 최고치인 1.1860달러로 오른 후에 오름폭을 낮췄다.

전일 유로화는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호조에 이어 다른 유로존 지표도 개선돼 달러화에 3주이래 최고치인 1.1795달러까지 올랐다.

일본 은행 MUFG는 유로화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은 유로존의 채권 수익률이 미국 수익률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를 위험이 크다며 이는 유로화 상승에 추가 뒷받침을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유로화가 탄생한 이후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거시 경제 회복이 가장 좋을 것이라는 증거들을 보고 있다"며 "유로존 지표가 계속 개선된다면 수익률 곡선의 단기물이 조정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양적 완화(QE)가 끝난 후 상당 기간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약속을 유럽중앙은행(ECB)은 쉽게 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1% 상승이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0% 상승했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세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2% 올랐다. 애널리스트들도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10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 높아졌다. 이는 9월의 1.7%보다 개선된 것이며 지난 4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의료비와 중고차, 담배 가격이 상승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10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연준 위원들에게 경제에 대한 혼조적인 신호를 제시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다음 달 12~13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10월 에너지 가격 중 휘발유 가격은 전월비 2.4% 하락했다. 전월에는 13.1%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주간 실질 임금은 전달비 0.1% 하락했다. 전년대비는 0.4% 올랐다.

시간이 지나면서 헤드라인 CPI보다는 근원 CPI가 주목받으면서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더 명분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웰스파고 증권의 사라 하우스 경제학자는 "근원 물가 상승은 12월 금리 인상 길을 명쾌하게 열어줬고, 앞으로 긴축이 지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미국 소매판매가 허리케인 영향에 따른 자동차와 휘발유 소비 증가 영향이 감소하며 완만하게 성장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1% 증가였다. 10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4.6% 늘었다.

9월에는 허리케인 침수 등의 피해를 본 자동차와 부품 판매 등이 늘면서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웃돈 바 있다.

자동차를 제외한 10월 소매판매는 0.1%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4% 늘었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3%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해 소비자들의 소비 상황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소매판매 지표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는다.

10월 소매판매 증가는 별로였지만 올해 말을 낙관적으로 보게 할 정도는 됐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경제학자는 전체적으로 지표는 "올해 마지막 분기 좋은 출발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뱅크오브웨스트이코노믹스의 스코트 앤더슨 수석 경제학자는 소비는 소득 증가를 웃돌고, 저축률은 1년 전보다 1%포인트나 내려 3.1%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은 소득 증가가 없이는 현재의 소비지출을 더 오래가게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의 지난 9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수출 호조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고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했다.

계절 조정치를 적용한 9월 수출은 전월대비 1.1% 증가했지만, 수입은 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품 흑자는 250억 유로(293억 달러)로 8월의 210억 유로를 웃돌았다. 이는 유로화가 출범하고 1999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폭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날 무역흑자 확대가 다른 통화에 대한 유로화 강세가 아직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낙폭을 따라 엔화에 다시 낙폭을 벌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보합권에서 횡보했다.

이날 ECB의 페트르 프레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한 의사소통에 더 많은 초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또 향후 3~4년 안에 연준 대차대조표가 정상 규모가 될 것이라며 "대차대조표는 전에 그랬듯이 경제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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