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불확실성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주 조정 등으로 내렸다.

미국 국채가격은 위험자산인 뉴욕증시와 유가 하락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가운데 혼조를 보였다.

달러화도 엔화에는 하락하고, 유로화에는 강보합세를 보여 엇갈린 모습이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및 생산 증가에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날 미 언론들은 공화당이 전날 밤 상원 재무위원회에 감세법안 수정안을 새롭게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수정안은 대대적인 감세를 골자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이 담긴 기존의 감세법안에다 '건강보험 의무가입 폐지' 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건강보험 의무가입은 전 국민 건강보험을 표방하는 오바마케어의 핵심조항이자 가장 논란이 돼왔던 부문이다.

공화당 일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하원은 해당 규정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고, 상원의 결정에 달렸다며 "우리는 이미 어려운 세제개편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라이언은 상원이 세제안을 통과시켜 상·하원의 양원 협의회까지 올 수 있다면 거기서 다시 이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향후 3~4년 안에 연준의 자산이 정상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지속하는 저물가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에번스 총재는 "많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근원 물가 부진이 일시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매달 낮게 나오는 수치를 보고 있으면 일시적이라는 의견에 점점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물가 상승세를 약화하는 원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도 0.1% 상승이었다.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로는 2.0% 상승했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세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0.2% 올랐다. 애널리스트들도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10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 높아졌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10월 소비자물가 지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에게 경제에 대한 혼조적인 신호를 제시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다음 달 12~13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012년 초 이후 대체로 목표치 2%를 밑돌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 소매판매는 허리케인 영향에 따른 자동차와 휘발유 소비 증가 영향이 감소하며 완만하게 증가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1% 증가였다. 10월 소매판매는 전년대비 4.6% 늘었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해 소비자들의 소비 상황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소매판매 지표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는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의 제조업 활동은 전달의 3년내 최고치에서 내려섰지만, 확장세를 유지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1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30.2에서 19.4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25.1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주 조정 등으로 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8.19포인트(0.59%) 하락한 23,271.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25포인트(0.55%) 낮은 2,564.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66포인트(0.47%) 떨어진 6,706.2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내림세로 출발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 도달한 피로가 있었던 데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주가 내리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1.2% 하락하며 가장 크게 떨어졌다. 헬스케어와 산업, 소재, 부동산, 기술, 유틸리티 등이 하락했고 통신과 금융은 올랐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주가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2% 상승세로 마감했다.

GE는 배당을 절반으로 줄이는 등 회사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2거래일 동안 13%가량 급락세를 나타냈다.

대형 할인매장인 타깃의 주가는 올해 3분기 순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경쟁 심화 우려에 9.8% 하락했다.

타깃의 3분기 순이익은 4억8천만 달러(주당 88센트)를 기록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91센트였다. 팩트셋 예상치는 86센트였다.

매출은 166억7천만 달러로 팩트셋 조사치 166억 달러를 웃돌았다.

타깃은 4분기 조정 EPS 예상치를 1.05~1.25달러로 제시했다. 팩트셋 전망치는 1.24달러다.

타깃은 또 연휴 기간 판매 환경이 상당히 경쟁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주가가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온 영향으로 조정의 빌미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유가 하락 등 주가 하락 재료를 시장이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4.41% 오른 13.2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위험자산인 뉴욕증시와 유가 하락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강해진 가운데 혼조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6bp 하락한 2.335%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같은 1.689%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7bp 내린 2.782%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에도 간밤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전일 국채가는 뉴욕증시 하락 속에 장기물은 오르고, 단기물은 내렸다.

금리 전략가들은 다른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임에도 CPI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며 2018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세 차례 금리 인상 전망과 시장의 한 차례 기대 사이의 괴리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략가들은 이번 주 뉴욕증시와 국제유가가 2주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국채가 강세 요인이 되고 있다며 공화당 상하원의 세제개편안 의견 차이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증시는 유가 하락, 세제안 불확실성, 고수익 채권 우려 등을 재료로 최근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물가 지표 발표 후 시간이 지나면서 헤드라인 CPI보다는 근원 CPI가 주목받으면서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상이 더 명분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웰스파고 증권의 사라 하우스 경제학자는 "근원 물가 상승은 12월 금리 인상 길을 명쾌하게 열어줬고, 앞으로 긴축이 지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제니퍼 리 선임 경제학자는 "FOMC의 다수는 올해 마지막 회의를 한 달도 안 남긴 이날 아침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며 "근원 물가의 3개월 추세는 연율 2.4% 상승해 2월 이후 가장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리는 "임대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지난 3개월간 연율 1.9% 올랐고, 이도 올해 초 이후 가장 빠르다"며 "느리지만 꾸준하게 물가가 오른다"고 강조했다.

10월 소매판매 증가 수준은 크지 않았지만, 올해 말을 낙관적으로 보게 할 정도는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경제학자는 전체적으로 지표는 "올해 마지막 분기 좋은 출발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리전스 파이낸셜의 리처드 무디 수석 경제학자는 현재 물가가 조정된 연말 연휴 소매판매가 5.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에는 4.1% 늘었다고 설명했다.

무디는 "낮은 소비자 가격과 높은 노동비용, 운송비용까지 부담해야만 하는 상황은 기업 이윤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이는 이번 연휴 할인판매 기간 소매업자들보다는 소비자들을 더 신나게 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반면 뱅크오브웨스트이코노믹스의 스코트 앤더슨 수석 경제학자는 소비는 소득 증가를 웃돌고, 저축률은 1년 전보다 1%포인트나 내려 3.1%에 불과하다며 소비자들은 소득 증가가 없이는 현재의 소비지출을 더 오래가게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 낙폭이 줄면서 국채가 오름폭이 낮아졌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2.320%로 낮췄던 거래 수준을 높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낙폭 확대를 따라 오름폭을 다시 높였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뉴욕증시와 유가가 내린 가운데 엔화에는 하락하고, 유로화에는 보합권을 보이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8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3.43엔보다 0.60엔(0.53%)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9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92달러보다 0.0001달러(0.00%)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0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77엔보다 0.72엔(0.54%) 밀렸다.

달러화는 뉴욕증시 낙폭 축소로 엔화에 낙폭을 줄였지만, 내림세를 유지했다.

전일 달러화는 10월 생산자물가 상승에도 엔화에 보합권에서 머물렀다.

외환 전략가들은 CPI가 시장 기대에 부합했지만, 물가 부진 기대를 바꾸지 못했다며 그래도 12월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하는 정도는 됐다고 판단했다.

전략가들은 또 공화당 상하원의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의견 차이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2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원자재 통화들의 가치를 낮춘 것은 이날 달러화 가치를 뒷받침하는 재료가 됐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 분석가는 "달러에 대한 낙관론은 압력에 처했다"며 "위험 선호의 감소와 세제안에 대한 우려는 미 국채 금리에 하락압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매니징 디렉터는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고, 달러 분위기도 고조돼왔음에도 "우리는 달러의 소폭 반등만 봤다"며 "시장에 유로화 매수가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베첼은 또 "이날 달러의 낙폭 축소는 미 경제지표에 대한 뒤늦은 반응이다"라고 덧붙였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4주이래 최고치인 1.1860달러로 오른 후에 오름폭을 낮췄다.

전일 유로화는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호조에 이어 다른 유로존 지표도 개선돼 달러화에 3주이래 최고치인 1.1795달러까지 올랐다.

일본 은행 MUFG는 유로화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은 유로존의 채권 수익률이 미국 수익률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를 위험이 크다며 이는 유로화 상승에 추가적인 뒷받침을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유로화가 탄생한 이후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거시 경제 회복이 가장 좋을 것이라는 증거들을 보고 있다"며 "유로존 지표가 계속 개선된다면 수익률 곡선의 단기물이 조정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양적 완화(QE)가 끝난 후 상당 기간 정책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는 약속을 유럽중앙은행(ECB)은 쉽게 깰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존의 지난 9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수출 호조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고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했다.

계절 조정치를 적용한 9월 수출은 전월대비 1.1% 증가했지만, 수입은 1.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상품 흑자는 250억 유로(293억 달러)로 8월의 210억 유로를 웃돌았다. 이는 유로화가 출범하고 1999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폭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날 무역흑자 확대가 다른 통화에 대한 유로화 강세가 아직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낙폭을 따라 엔화에 다시 낙폭을 벌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보합권에서 횡보했다.

이날 ECB의 페트르 프레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한 의사소통에 더 많은 초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연설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및 생산 증가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7센트(0.7%) 하락한 55.3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약 2주 만에 최저치다.

유가는 최근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미국의 원유재고까지 시장 예상과 달리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내림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생산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19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는 140만 배럴 감소였다.

휘발유 재고는 배럴 90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8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는 110만 배럴, 정제유 재고는 50만 배럴 각각 줄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WTI 가격은 EIA의 주간 원유재고 발표 후 55달러에서 움직였다. 재고 발표 전에는 55.13달러 선에 거래됐다.

EIA는 또 미국의 총 원유 생산이 하루 965만배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1983년 EIA 집계가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주간 평균 생산 규모다.

전일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65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API의 원유재고는 3주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240만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25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PI의 원유재고 발표 뒤 WTI 가격은 시간 외 전자거래에서 급락했다.

최근 원유 수요 증가세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어 유가에 부담이 됐다.

전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달 말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해 추가 감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일부 비회원국들은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산유량을 하루 180만배럴 줄이기로 하고 이를 이행 중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 증가 등으로 유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말 주요 산유국들이 시장 추가 안정을 위해 감산 연장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감산 연장에 대한 기대가 일부 가격에 반영됐다며 OPEC이 감산 기한을 늘리더라도 유가 회복세가 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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