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바이오 산업이 주목을 받으며 금융투자 전문가들이 서울대학교 바이오 최고경영자과정으로 몰리고 있다. 서울대학교 바이오 최고경영자과정은 6개월 수업에 학비가 1천1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바이오 산업 동향을 살피고 업계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다지는 장이 된다는 장점에 인기를 끌고 있다.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바이오 최고경영자 17기 과정 수강생은 총 28명이다. 이 중 9명이 '스타 매니저' 출신의 박관종 프렌드투자자문 대표를 비롯한 금투업계 관계자다.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16기 과정도 수강생 40명 중 19명이 금투업계 관계자였다.

지금까지 장덕수 디에스투자자문 회장과 김종필 한국투자파트너스 부사장,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 김택동 레이크투자자문 대표,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 이곳에서 수업을 받았다.

서울대 바이오 최고경영자과정은 2006년 개설됐다. 경영대학과 의과대학, 약학대학, 치과대학, 수의과대학, 자연과학대학, 농업생명과학대학, 공과대학, 생명공학공동연구원 교수들이 바이오 산업의 선진 기술과 경영 기법을 전수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 1회씩 6개월간 수업하며 국내 1박 2일·해외 2박 3일 산업시찰이 포함돼 있다. 산업시찰 비용까지 포함해 수업료는 총 1천100만원이다. 바이오 기업의 임원급 간부이거나 바이오 산업에 관심이 있으면 입학 원서를 낼 수 있다.

금투업계 전문가들이 이곳에 몰리는 이유는 바이오 산업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이오 업계 관계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바이오 최고경영자과정을 마치면 1기부터 16기까지 총 400여명으로 구성된 총동창회 가입 자격을 얻는다.

과정 수료 후에도 서울대 생명공학공동연구원에서 여는 '바이오-CEO 아침 포럼'과 '투자 장터'에 참가해 연구 동향을 살피고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동문 네트워크를 통해 바이오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작업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바이오 산업에 날이 갈수록 자금이 모이고 있기도 하다. 코스닥시장 대장주인 셀트리온을 비롯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총사'의 시가총액은 전일 38조1천억원까지 불어나며 현대차(35조5천억원)를 뛰어넘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7개 종목을 바이오주가 차지해 바이오 열풍을 반영했다.

다만 이같은 바이오 열풍이 기업 가치에 대한 투자라기보다는 투기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코스닥시장 시총 3위에 오른 신라젠은 3분기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제약의 3분기 영업이익도 22억7천만원에 그쳤다.

금투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과거 IT 버블 때처럼 시장성이 불확실한 신기술에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투자 실적이 좋지 않은 일부 금투업계 종사자들이 바이오 기술을 통한 '대박'을 노리는 조짐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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