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연기금이 유동성이 떨어지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않은 국고채 비지표 20년물인 09-5호를 매수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장기물을 사야 하는 연기금을 상대로 손절매해야 하는 특정 기관이 09-5호를 팔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6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1(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전일 연기금은 국채 09-5호를 총 400억 원 샀다. 이달 들어 연기금의 09-5호 매수는 처음이며, 올해 9월에 1천80억 원 정도 매수했다.

거래된 매수금리로는 2.610%였는데 이는 전일 기준 2.564%인 국고채 20년물 금리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민평금리와 비교해서는 0.6bp 높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국채 09-5호는 아직 만기가 12년이나 남았고,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큰 차이도 없어 매수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유동성도 다른 지표물에 비해 없는 데다 헐값에 나온 것도 아니라 매수에 부담스러운 종목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자산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손절매해야 하는 기관의 물량을 연기금이 받아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제회 채권운용역은 "시장에서 국채 20년물과 30년물을 거리낌 없이 살 수 있고, 사야 하는 기관은 국민연금 등 소수의 연기금이다"며 "09-5호를 싸게 혹은 비싸게 샀는지는 전적으로 운용역의 영역이기 때문에 아마 싸다는 판단하에 09-5호를 매입했을 것이다"고 판단했다.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사실 연기금 입장에서 채권 유동성은 매수에 그다지 중요한 기준은 되지 않는다"며 "제일 중요한 것이 금리인데 매수금리의 기준은 기관마다 상이한 가운데 파는 기관에서 강하게 밀어붙여 매매를 성사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거래는 사는 쪽에서보다는 파는 쪽의 편의상 이뤄진 매매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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