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노현우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대발표가 장세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 발표에 초미의 관심사였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한 언급이 없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면 시장에 악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그러나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이 사안이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지정학적 위험 확대라는 악재를 피해서 다행"이라며 "최근 시장이 뒤숭숭한 상황에서 북한 리스크까지 불거졌다면 시장이 출렁였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기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무역 등에 대한 '중대 성명'을 예고하면서 북한에 대해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배경에는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60여 일째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북미 간 대화채널 언급,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 등 일련의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채권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 중대 발언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굳이 분류한다면 롱 재료라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정부의 국고채 매입 취소 등 일련의 이슈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중대 발언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결과를 놓고 보면 롱 재료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에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다면 9년 만에 다시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아시아 순방이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뭉치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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