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원화 강세 기대가 퍼지고 있다.









16일 연합인포맥스의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올해 1월3일 연고점인 1,211.80원에 비해 100원 이상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9월30일 1,101.30원에 종가를 형성한 후 1년여 기간 동안 줄곧 1,100원선 위에서 움직였다.

달러-원 환율이 이처럼 하락세로 방향을 튼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 달러화 강세가 탄력을 받지 못한데다 원화 펀더멘털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을 보인 영향이 컸다.

◇경제성장률+외환 안전판…견조한 펀더멘털

원화는 아시아신흥국 통화 중에서도 독보적인 펀더멘털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마저도 올해 3.2%로 상향 조정하는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면서 수출도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업체의 메모리제품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져 수출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제 펀더멘털과 함께 외환시장 안전판도 탄탄해졌다.

한·중 통화스와프 체결에 이어 우리나라와 캐나다 간의 무기한,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더해지면서 외환시장 투자심리는 크게 개선됐다.

캐나다 통화스와프는 미국, 유럽, 일본, 영국, 스위스 등 주요 기축통화국 6개국 통화스와프 네트워크에 간접 연결되는 효과가 있다.

한은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6대 기축통화 중 하나인 캐나다달러를 확보하면서 외환부문의 안정성을 크게 확보한 것으로 봤다.

이는 역외투자자들에도 원화 강세 기대를 줄 수 있는 요인이다.

◇北리스크 완화에 11월 금리인상 기대까지 더해져

달러-원 환율 하락을 부추긴 점은 북한 리스크가 잠잠한 점도 한 몫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북한 군인 1명이 넘어와 귀순하면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대북 관련 이슈가 누그러지면서 달러 매도의 여지가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관련 제재에 나서면서도 대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을 경우 북한 리스크는 다시 소강국면 내지 완화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

11월말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짙어진 점도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다.

한은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25bp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역전 부담도 덜게 된다.

금리인상 이슈는 연말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불거지더라도 지속적으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수 있어 달러-원 환율 하락을 부추길 변수다.

◇美 세제개편안 불확실성에 미 달러 강세폭 약화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의회 통과에 난항을 겪으면서 미 달러화 강세는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는 자칫 달러 약세 재료로 돌변할 수 있어 당분간 달러 강세 베팅은 제한될 수 있다.

이날 미 언론들은 공화당이 전날 밤 상원 재무위원회에 감세법안 수정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대적인 감세를 추진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안이 담긴 법안에 '건강보험 의무가입 폐지' 조항을 추가한 내용이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력에 의구심이 일어날 수 있어 불확실성이 큰 요인이다.

◇환시 "연말 수급, 원화 강세 일변도로 쏠리진 않을 것"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1,100원선 하향 시도에 나서더라도 역내 수급이 쏠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 추세를 보일 수 있지만 연말 수급은 오히려 역송금이나 결제수요 우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연말에 임박한 시점에 국민연금 등 공기업이 해외투자를 위한 달러 매수에 더 나설지 여부도 관건이다.

외환당국 연말 종가 관리도 벌써부터 의식되는 분위기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원화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 수준은 1,080원선이 적정해보인다"하지만 연말 결산을 앞두고 역송금 수요와 외화대출 상환 수요 등으로 달러화가 크게 하락하기 어려울 수 있고, 외환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도 배제할 수 없어 조심스러운 숏플레이와 하방경직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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