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5.4도 규모의 지진과 계속된 여진, 그리고 전격적으로 이뤄진 2018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발표. 전 국민이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여의도 증권맨들도 늦은 밤까지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분위기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2018년도 수능 시험을 일주일 미룬다는 교육부의 발표가 나온 시간은 전일 오후 8시20분 경.

"그럼 내일 시장은 어떻게 되는 거지?"

갑작스레 전해진 소식에 금융투자업계 종사자와 한국거래소 관계자 등 여의도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해졌다.

수능일에 맞춰 증시 개장시간과 일부 금융사의 출근 시간 등이 이미 한 시간씩 미뤄진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수능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다들 어찌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수능 지연 결정이 업무시간이 모두 종료된 이후인 오후 8시반 경 전해지면서 더욱 혼란을 부추겼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수능 시험 당일 시장이 10시에 열릴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간밤에 갑자기 수능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장이 몇 시부터 열리는 것인지 순간 혼란스러웠다"며 "결국 시장은 예정대로 10시에 열렸지만, 어젯밤에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도 "저녁 자리 중 갑자기 수능 일자가 미뤄졌다고 해서 농담인 줄 알았다"며 "사실이라는 게 밝혀지고 나서는 다음날 출근 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등이 확실하지 않아 거래소의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심정을 전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개장시간이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해 이날 아침 회의 시간을 급하게 오전 7시반으로 다시 잡았다. 개장시간이 예고된 대로 오전 10시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른 출근길에 나서야 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 앞에 금융당국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수능이 연기됐다는 발표가 있자마자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는 증시 개장시간 등을 묻는 전화가 빗발쳤으나, 한동안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교육부의 발표였으나 정부부처인 금융위도 이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해 교통정리에 더욱 시간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증시 개장시간 조정은 은행 등 기타 유관 기관들과 연계돼있으므로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밝혔다.

교육부 발표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시장 개장시간 등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던 금융위는 결국 오후 9시반이 넘어서야 증권시장을 비롯해 외환, 채권시장 등을 앞서 공지한 대로 10시에 개장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처음 수능 연기 소식이 발표된 지 약 한 시간 반 만에 당국의 공식 입장이 나오자 여의도 증권맨들은 그제야 저녁 자리를 정리하고 귀가에 나섰다. (산업증권부 증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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