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우리나라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2017년 10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732억8천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96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외화예금 규모는 지난 3월 705억4천만 달러를 기록한 뒤 7개월 만에 다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가 폭도 가장 큰 수준이다.

거주자외화예금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달러화 예금이 78억2천만 달러 증가한 624억7천만 달러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달러-원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수출대금 예치와 현물환 매도 지연이 두드러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0월 중 달러-원 환율은 1,140원대에서 1,120원대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수출업체들이 달러화 하락에 맞춰서 달러를 팔기보다 외화예금에 예치하거나 매도 시점을 늦추는 전략을 취했다.

엔화와 유로화 예금도 각각 9억7천만 달러, 6억8천만 달러 증가했다.

엔화 예금은 기업의 현물환 순매수 확대, 일부 기업의 일본 자회사 지분 매각대금 회수 등으로 증가했다.

유로화 예금은 수출기업 수출대금 예치로 늘었다.

은행별로는 국내 은행이 627억3천만 달러, 외은 지점은 105억5천만 달러로 각각 83억7천만 달러, 12억5천만 달러 증가했다.

예금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606억4천만 달러로 전월보다 84억7천만 달러 증가했고, 개인 예금도 11억5천만 달러 증가한 126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2013년 초와 비교하면 외화예금이 4년 만에 약 두 배 이상 증가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오랫동안 지속한 데 힘입어 외화예금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거주자외화예금 증가 폭이 40억~50억 달러 이상 안 올라가는 경우가 많은데 96억2천만 달러 증가한 것은 최대폭 증가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