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장기투자 문화 확산을 위해 우선 한국의 기관투자가가 단기주의 운용 방식에서 벗어나 장기투자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SRI) 비중을 늘리고 이들 자금의 일정 부분을 SRI 투자에 강제 배분하는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존 리 대표는 16일 포용금융연구회(회장 김용기 아주대 교수)가 주최한 '장기주의:관치금융도 신자유주의도 아닌 장기성장을 위한 금융' 주제의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존 리 대표는 한국에서 장기투자가 자리 잡기 어려운 이유로 미흡한 투자문화와 주식투자 철학 부재, 단기평가, 짧은 임기, 외국자본에 대한 비호의적인 인식 등을 꼽았다.

한국인의 펀드투자 목적이 목돈 마련이어서 운용 기준이 원리금 보장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반해 미국의 경우 노후대책이 목적이므로 장기투자가 가능한 구조라고도 했다.

국내 장기투자 문화 확산을 위해선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단기주의 운용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며 국내 연기금은 SRI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소기업 투자를 통한 선순환 역할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창업정신과 여성인력 활용, 금융교육이 현재 한국에 필요한 세 가지다"며 "퇴직연금제도 수정과 장기평가시스템 구축, 국내 연기금의 일정 부분을 SRI 투자 등에 강제 배분하는 방안 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용금융연구회 포럼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선 정성훈 포용금융연구회 기획위원장의 사회로 김용기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축사를 했다.

2부에선 류후규 포용적금융/발전포럼 대표(포용금융위원회 금융산업포지션연구 TF팀장)가 '장기주의에 대한 이론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가 혁신성장을 위한 장기 인내자본 체제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존 리 대표의 발표 주제는 '장기투자와 한국자본시장의 과제'였다.

이어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포용금융연구회 부회장)의 사회로 정승일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이사(포용금융연구회 부회장)와 노금선 이오스파트너즈 대표(포용금융연구회 지속가능성제고분과 위원) 등이 토론을 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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