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KT가 지난 3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내놓은 데 이어 4분기 이후에도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선택약정 할인율 인상 효과가 4분기부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데다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투자비용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다만 BC카드, KT에스테이트 등 비통신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본업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증권사들은 KT의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천억원대 초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 같은 예상치는 지난 3분기(3천773억원)는 물론 작년 4분기 영업이익(2천263억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9월 중순부터 선택약정 할인율이 25%로 인상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4분기 실적 부진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증권가에서는 유독 KT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인한 무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하락은 이동통신 3사의 공통된 고민이지만 KT의 경우 추가적인 비용지출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증권업계에선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투자비용이 4분기에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의 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로 대회통신망과 방송중계망을 책임지고 있다. 또 대회 기간에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임금단체협약에 따른 인건비 상승 역시 4분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요소로 꼽힌다.

그나마 KT는 연결 실적에서 비중이 높은 자회사인 BC카드와 KT에스테이트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BC카드의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8천970억원과 440억원으로 집계됐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 수 급감으로 침체를 겪었지만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바닥을 친 뒤 3분기에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BC카드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800억원이지만 마스터카드 처분이익 407억원을 제외할 경우 3분기에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7.7% 증가했다. 한중 간 사드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든 만큼 4분기 영업이익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사업을 이끄는 KT에스테이트는 올해 매출 목표인 4천억원을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KT에스테이트의 3분기 매출은 1천360억원으로 전년대비 58.1% 늘었다.

KT에스테이트는 연결 영업이익에 대한 기여도도 높은 편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을 약 6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는 선택약정 할인율 25%가 온전히 반영되는 첫 분기로 무선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할 것"이라며 "추가로 비용 증가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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