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0.90원 급락한 1,101.4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9월30일 1,101.30원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이날 한때 1,099.60원까지 저점이 낮아지면서 장중 기준으로 지난해 9월30일 1,097.80원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 세제개편안에 대한 불확실성, 소비자물가지수(CPI)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에 달러화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연저점 수준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대발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지 않은 점, 우리나라가 캐나다와 무제한, 무기한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데 따른 원화 강세 기대가 더해지면서 1,100원선을 위협했다.

한때 1,100원선이 깨지자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을 통해 달러화 하락 쏠림 방어에 나섰다.

◇17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00.00~1,10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성 발언을 한 만큼 1,100원선 부근에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부담이 작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이 1,100원선을 강하게 막지는 않는 듯해 원화 강세 기대가 커질 수 있다"며 "그동안 빠질 때마다 달러를 샀던 수입업체들이 생각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가면 레인지 하단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B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통화스와프는 안전판이라는 이유로 수급보다는 심리적 차원일 뿐 크게 고려요인이 아니었고, 롱스톱이 컸던 것 같다"며 "전일 미국 CPI가 예상에 부합했지만 달러 약세로 이어진 점도 달러 매도를 유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 발언을 고려하면 1,100원선이 당분간 지켜질 수 있지만 달러-원 환율 하락 시도는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전거래일 대비 5.80원 하락한 1,106.50원에 출발했다.

역외NDF시장에서부터 연저점이던 1,110.50원이 깨지면서 서울환시는 원화 강세로 기울었다.

미 세제개편안 지연과 미국 CPI결과에 물가 부진 우려가 제기되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로는 2.0% 상승했지만 전년대비 물가상승세는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둔화됐다.

이와 함께 한국-캐나다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소식에 원화 강세 기대가 합쳐져 투자심리는 아래쪽으로 향했다.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와의 무기한, 무제한 통화스와프는 한국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중대발표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점도 리스크선호를 불렀다.

달러화는 개장초부터 1,110대 초반으로 하락했고, 무거운 흐름을 이어갔다.

연저점이 경신되면서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이 나타났으나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장후반에는 롱스톱과 함께 달러화가 급격히 하락폭을 키웠다.

달러화는 1,099.60원까지 저점을 낮추면서 원화 강세에 속도를 더했다.

이에 외환당국은 "원화 강세 속도가 빠르다. 매우 주의깊게 보고있다"며 구두개입성에 나섰다.

달러화가 연저점을 경신한데 이어 빅피겨까지 밑돌면서 투자 심리가 원화 강세 쪽으로 쏠릴 수 있어서다.

이날 서울환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 경북 포항지역의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음에도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개장했다.

이날 달러화는 1,099.60원에 저점을, 1,107.5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04.1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0억4천2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대비 0.66% 오른 2,533.84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2천137억원 어치, 코스닥에서 1천929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순매수는 5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2.94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75.34원에 거래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94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66.19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5.74원, 고점은 166.80원이었다. 거래량은 144억1천8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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