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한양대 경영관에서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경영학 특강에 나서자 대학생들의 눈은 동시에 반짝였다.
경제·경영 전공 대학생 등 15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강연에서 김 부총리는 판자촌 집에서 주경야독으로 고시 패스해 경제부총리 자리까지 오른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재료로 다음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했다.
강의는 '남이 낸 문제'와 '내가 낸 문제', 그리고 '사회가 낸 문제' 세 가지 챕터로 진행됐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환경과 자신, 그리고 사회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일으킬 것을 주문했다.
이는 김 부총리의 저서 '있는 자리 흩트리기'에서 언급한 내용이기도 하다.
특히 세 번째 주제인 '사회가 낸 문제'에서 김 부총리는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킹핀'으로서 사회보상체계와 거버넌스 변화를 강조했다.
킹핀이란 볼링에서 스트라이크를 치기 위해 공으로 맞혀야 하는 5번 핀을 말한다.
명문대와 공무원 시험, 대기업으로 쏠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결국 기존의 사회보상체계에서 왔고, 이러한 사회 질서를 정하는 메커니즘 변화가 가능해야 비로소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 및 양극화 등 사회의 여러 볼링핀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부총리는 "왜 사람들은 작년에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갔을까"라며 "그동안 우리 사회를 움직이면서 사회보상체계를 비롯한 게임의 룰을 결정하는 사람이나 메커니즘에 대한 저항은 아니었을까"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우리 경제에서 큰 문제 중 하나가 과거의 성공 경험이라는 패러다임에 너무 오랫동안 묻힌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외형적 지표보다 오랫동안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경제 패러다임인 사람 중심 투자, 혁신성장과 양적 성장 과정에서의 공정 경제 등 개념과도 통한다.
김 부총리는 강의 끝에서 "여러분 환경과 자신, 사회에 대한 반란을 일으키려면 자기가 있는 자리를 흩트려야 한다"며 "제가 절실히 느끼면서 하는 얘기다. 도전하고 부딪히라"고 당부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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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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