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백악관과 美 공화당이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의회 절차에 들어간 세제 개혁에 실패하면, 美증시가 최대 20% 조정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CNBC가 17일 보도했다.

인덱스 피쳐 그룹 최고경영자(CEO)이며 인덱스 캐피털 파트너스 투자책임자(CIO)인 잭 브루지안은 CNBC 기고에서 공화당인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1980년대 초 세제 개혁이 지금처럼 늦어져 증시가 투매로 약 20% 빠졌다면서 이같이 경고했다.

브루지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 지연의 문제점을 시간과 시장 모멘텀, 그리고 밸류의 3가지 측면에서 짚었다.

그는 트럼프가 오바마케어 폐기에 초점을 맞췄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면서 이미 시간을 낭비한 데 이어, 세제 개혁안을 이것과 연계시키는 또다른 실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시간을 거듭 낭비하면서 개혁안 의회 통과 가능성을 더욱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레이건이 1981년 최고 세율을 70%에서 28%로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1983년에 들어서야 완전히 발효되면서, 그 공백기에 증시가 투매로 약 20% 주저앉았음을 상기시켰다.

브루지안은 또 80년대 초에 그랬듯이 증시 모멘텀이 가라앉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즉 그간의 랠리가 세제 개혁 기대감과 여기서 상당 부분 기인하는 어닝 개선 덕택인 상황에서 이행에 계속 차질이 생기면서, 최소한으로 봐도 증시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브루지안은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친기업 기조는 '1천 파운드 몸무게의 고릴라'인 세제 개혁에 비하면 증시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밸류 역시 세제 개혁 지연에 발이 묶일 수밖에 없다고 브루지안은 지적했다.

현재 S&P 기준 평균 17배인 주가수익률(P/E)이 대체로 양호하지만, 세제 개혁 지연으로 기업 투자와 고용 위축이 본격화되면 상황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그는 경고했다.

브루지안은 그러면서 세제 개혁 협의가 난관에 봉착한 지난주 승승장구해온 美 증시가 오랜만에 벽에 부딪혔음을 상기시켰다.

설상가상으로 채권 수익률 곡선도 지난 몇 달 전에 없이 평평한 상태가 이어져 온 점도 덧붙였다.

브루지안은 이처럼 제반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 세제 개혁에 진전이 없으면, 美 증시는 10~20% 조정될 수밖에 없는 '십자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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