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위험자산인 뉴욕증시의 반등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약해져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6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6bp 상승한 2.361%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오른 1.712%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높은 2.804%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뉴욕증시가 반등하면서 그동안 지속하던 안전 자산 선호가 약해져 내렸다.

금리 전략가들은 국채가가 세계 증시의 반등 영향을 받았다며 다만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월마트 실적 호조와 고수익채권의 가격 회복 등 영향으로 반등했다.

마켓엑세스에 따르면 이날 프론티어 커뮤니케이션이 연 11%에 2025년 만기로 발행한 채권의 거래 가격은 전일의 달러당 75.75센트에서 78.25센트로 올라섰다.

최근 미 국채수익률 곡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기대로 단기물은 오르고 물가 부진으로 장기물은 내리면서 평탄화됐지만, 이날은 소폭 가팔라졌다.

FXTM의 후세인 사에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전일 2년과 10년물 미 국채수익률 차이는 63bp로 10년 내 최저치를 보였다며 또 5년과 10년물 차이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0bp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분석가는 "이틀간 국채수익률 움직임은 증시를 보고 예상할 수 있었다"며 "또 세제안 처리 과정도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연준이가 약한 물가에도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기존 견해를 반복했다.

메스터 총재는 워싱턴에서 열린 카토 연구소 콘퍼런스의 질의·응답 시간에 "최근 물가가 어디 있는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물가는 2%로 다시 돌아갈 좋은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미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지난 11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 명 증가한 24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3만5천 명이었다.

지난 10월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난 두 달간 에너지 가격에 따른 큰 폭 오름세 후에 주춤해졌다.

미 노동부는 10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0.4% 상승을 밑돈 것이다. 수입물가는 계절 조정이 반영되지 않는다.

노동부는 수입 석유와 자본재 가격 상승을 음식 가격이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10월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9월에는 2.7% 올랐다.

10월 수입 석유 가격은 전월비 1.7% 올랐다. 9월에 6.3% 급등했다.

석유를 제외한 10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1% 올랐다. 9월에 0.4% 높아졌다. 전년비로는 1.4% 상승했다.

지난 10월 미국 산업생산이 허리케인 악영향에서 벗어나 두 달째 증가했다.

연준은 10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9%(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6% 증가였다.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2.9% 늘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10월 제조업생산은 1.3% 올랐다.

산업생산의 '슬랙'을 측정하는 지표인 10월 설비가동률은 전월대비 0.6%포인트 오른 77.0%였다. 애널리스트들은 76.4%로 전망했다. 장기 평균은 79.9%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수석 경제학자는 "전체적으로 산업은 좋은 양상을 보이지만 날씨 영향으로 반등한 한 달 치에 너무 많이 기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갑자기 9월 산업생산이 상향 조정된 데다 제조업생산이 지난 12개월간 2.5% 증가했기 때문에 제조업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전체 경제와 동반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MUFG의 크리스 럽키 수석 금융 경제학자는 "제조업생산이 2009년 6월 침체기의 저점 이후 가장 좋은 수준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11월 미국 주택건축업체들의 신뢰도가 허리케인에 따른 불확실성에서 탈출하면서 월가 예상도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1월 주택시장지수는 68에서 70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 3월의 이후 최고치다. WSJ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조사치는 67이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유지 속에 하원에서 세제안이 통과됐음에도 동요 없이 낙폭을 유지했다.

미국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제출한 세제개편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그러나 하원 안과는 다른 세제안을 상원 금융위원회가 작업 중이다.

마켓워치는 하원과 상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단일한 세제안을 보내려면 합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가들은 최근 다른 경제지표에 이어 물가 지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MUFG 증권의 존 허면 전략가는 "최근 경제지표는 계속 건강하고, 건설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제니퍼 리 선임 경제학자는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은 연준이 12월 13일에 금리 인상을 위한 일방향 통로를 유지하게 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오는 29일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에서 증언한다. 이번 연설은 2월 3일 옐런 의장 임기 종료 전 마지막 연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인 28일에는 상원 금융위가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새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기 위해 모일 예정이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한 행사에 참석해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오전과 같은 행사에서 "내년에는 물가가 2%대로 오를 것"이라면서 "다만 생산성 향상이 느려서 많은 임금 상승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메스터 총재는 중앙은행의 저금리가 금융 시장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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