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16일(미국시간) 뉴욕 금융 시장에서 주가는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발의한 세제안이 하원을 통과한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위험자산인 뉴욕증시의 반등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약해져 내렸다.

달러화는 하원 세제안이 통과된 데다 뉴욕증시가 반등해 올랐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우려가 지속하며 하락했다.

이날 미 하원은 본회의를 열고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제출한 세제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27표 대 반대 205표로 가결 처리했다. 법안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20%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하원안과는 다른 세제안을 상원 금융위원회가 작업 중이다.

마켓워치는 하원과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단일 세제안을 보내려면 합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오는 29일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이번 연설은 2월 3일 옐런 의장 임기 종료 전 마지막 연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전인 28일에는 상원 금융위원회가 제롬 파월 연준 이사를 새 연준 의장으로 지명하기 위해 모일 예정이다.

이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행사에 참석해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한 콘퍼런스에서 "내년에는 물가가 2%대로 오를 것"이라면서 "다만 생산성 향상이 느려서 많은 임금 상승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메스터 총재는 중앙은행의 저금리가 금융 시장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경제지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지난 11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는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 명 증가한 24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3만5천 명이었다.

지난 10월 미국의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난 두 달간 에너지 가격으로 큰 폭으로 오른 뒤에 주춤해졌다.

미 노동부는 10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0.4% 상승을 밑돈 것이다. 수입물가는 계절 조정이 반영되지 않는다.

노동부는 수입 석유와 자본재 가격 상승을 식품 가격 하락이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10월 수입물가는 전년 대비 2.5% 상승했다. 9월에는 2.7% 올랐다. 10월 수입 석유 가격은 전월 대비 1.7% 올랐다. 9월에 6.3% 급등했다. 석유를 제외한 10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1% 올랐다. 9월에 0.4% 높아졌다. 전년 대비로는 1.4% 상승했다.

지난 10월 미국 산업생산이 허리케인 악영향에서 벗어나 두 달째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0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9%(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6% 증가였다.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2.9% 늘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10월 제조업생산은 1.3% 올랐다.

산업생산의 '슬랙'을 측정하는 지표인 10월 설비가동률은 전월 대비 0.6%포인트 오른 77.0%였다. 애널리스트들은 76.4%로 전망했다. 장기 평균은 79.9%다.

11월 미국 주택건축업체들의 신뢰도가 허리케인에 따른 불확실성에서 탈출하면서 월가 예상도 넘어서는 호조를 보였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1월 주택시장지수는 68에서 70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 3월의 이후 최고치다. WSJ 조사치는 67이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월마트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7.08포인트(0.80%) 상승한 23,458.3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1.02포인트(0.82%) 높은 2,585.6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7.08포인트(1.30%) 높은 6,793.29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6,806.67까지 올라 장중 사상 최고치도 경신했다.

3대 지수는 상승 출발해 장중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월마트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데다 세제개편안이 첫 관문인 하원을 통과한 것이 지수에 호재가 됐다.

미국 소매유통매장인 월마트의 주가는 실적 호조에 11%가량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마트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7억5천만 달러(주당 58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달러로 팩트셋 예상치 97센트를 웃돌았다.

매출도 1천231억8천만 달러를 나타내 팩트셋 조사치 1천210억4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월마트는 또 내년 회계연도 조정 EPS 전망치를 4.38~4.46달러로 기존 4.30~4.40달러에서 상향 조정했다.

네트워크 통신회사인 시스코의 주가도 실적 호조에 5% 넘는 급등세를 보여 나스닥지수 장중 최고치 경신을 도왔다.

전자기기 판매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주가는 3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을 밑돌고 실적 전망도 실망스러운 영향으로 3.6% 내렸다.

베스트바이는 3분기 매출이 93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예상치 93억6천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순이익은 2억3천900만 달러(주당 78센트)를 나타냈다. 팩트셋 예상치도 78센트였다.

베스트바이는 올해 매출이 410억~413억 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팩트셋 예상치는 412억3천만 달러다.

증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세제개편안 기대 등에 사상 최고치 흐름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세제개편안 통과 불확실성으로 조정을 받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공개된 경제지표가 대체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연준의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유지하게 했다며 금리 인상이 금융주 상승으로 이어져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1.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21% 내린 11.7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위험자산인 뉴욕증시의 반등으로 안전 자산 선호가 약해져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6bp 상승한 2.361%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오른 1.712%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높은 2.804%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뉴욕증시가 반등하면서 그동안 지속하던 안전 자산 선호가 약해져 내렸다.

금리 전략가들은 국채가가 세계 증시의 반등 영향을 받았다며 다만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이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월마트 실적 호조와 고수익채권의 가격 회복 등 영향으로 반등했다.

마켓엑세스에 따르면 이날 프론티어 커뮤니케이션이 연 11%에 2025년 만기로 발행한 채권의 거래 가격은 전일의 달러당 75.75센트에서 78.25센트로 올라섰다.

최근 미 국채수익률 곡선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기대로 단기물은 오르고 물가 부진으로 장기물은 내리면서 평탄화됐지만, 이날은 소폭 가팔라졌다.

FXTM의 후세인 사에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전일 2년과 10년물 미 국채수익률 차이는 63bp로 10년 내 최저치를 보였다며 또 5년과 10년물 차이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30bp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분석가는 "이틀간 국채수익률 움직임은 증시를 보고 예상할 수 있었다"며 "또 세제안 처리 과정도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산업생산 지표 발표 후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슨 수석 경제학자는 "전체적으로 산업은 좋은 양상을 보이지만 날씨 영향으로 반등한 한 달 치에 너무 많이 기대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앰허스트 피어폰트 증권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경제학자는 "갑자기 9월 산업생산이 상향 조정된 데다 제조업생산이 지난 12개월간 2.5% 증가했기 때문에 제조업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전체 경제와 동반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MUFG의 크리스 럽키 수석 금융 경제학자는 "제조업생산이 2009년 6월 침체기의 저점 이후 가장 좋은 수준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유지 속에 하원에서 세제안이 통과됐음에도 동요 없이 낙폭을 유지했다.

전략가들은 최근 다른 경제지표에 이어 물가 지표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MUFG 증권의 존 허면 전략가는 "최근 경제지표는 계속 건강하고, 건설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는 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제니퍼 리 선임 경제학자는 "긍정적인 경제지표들은 연준이 12월 13일에 금리 인상을 위한 일방향 통로를 유지하게 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하원 세제안이 통과된 데다 뉴욕증시가 반등해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05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83엔보다 0.22엔(0.19%)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6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91달러보다 0.0022달러(0.18%)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0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3.05엔과 같았다.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최근 하락에서 반등하고, 미 경제지표가 줄줄이 좋게 나와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뉴욕증시와 유가가 내린 가운데 엔화에는 하락하고, 유로화에는 보합권을 보이는 혼조를 보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계속 공화당의 세제개편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날 오후에 하원은 표결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상원과 하원은 아직 세제안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새 연립 정부 구성을 위한 예비 논의를 앞두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유로화 심리에 영향을 줬다.

BK 자산운용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세제안은 상원에서 오르막 전투에 직면하고 있다"며 "세제안이 하원에서 강한 지지를 못 받는다면 시장은 빠르게 달러를 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슐로스버그는 "상원 표결이 이번 주말 이후로 미뤄진다면 이런 지연도 달러를 가파르게 떨어지게 할 수 있다"며 "반면 하원 통과와 상원 금융위원회에서 통과는 주말에 강한 달러 강세를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달러화 강세에 대해서 자신감을 보이지 않았다.

투자은행은 "달러는 세계 경제 성장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서 고평가됐다"며 "달러는 중기적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세제안은 달러가 4분기와 내년 1분기 반등할 재료를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세금 감소는 보통 수준일 것 같고, 그래서 달러는 올해 초 수준까지 오를 수 있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은행은 다만 본격적인 유로화 매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발언이 필요하므로 내년 2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며 유로화가 올해 말과 내년 1분기 말 1.17달러, 2분기 말 1.19달러, 3분기 1.22달러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즈는 또 달러화가 올해 말 112엔 수준을 내년 1분기까지 유지한 후 일본 경기 회복 때문에 1년 안에 105엔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일본 중앙은행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경제와 근원 물가 지표의 동시 다발적 상승 때문에 10년 만기 일본 채권 수익률이 2018년 중반까지 10bp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파운드화는 10월 영국 소매 판매 호조로 달러화에 올랐다.

지난 10월 영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0.1% 증가를 상회하는 수치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 속에 하원에서 세제안이 통과되자 엔화와 유로화에 오름폭을 소폭 높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 우려가 지속하며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9센트(0.3%) 하락한 55.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최근 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하고 생산량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하락 압력을 받았다.

최근 WTI 가격은 배럴당 55달러 부근에서 움직였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2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와 휘발유 재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증가세를 보였으며 미국의 생산량 또한 하루 964만5천 배럴로 늘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간 평균 하루 생산량은 EIA의 집계가 시작된 지난 1983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가 내년 3월 이후로 연장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아바 트레이드의 아드리엔느 머피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시장에는 감산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가 만연했지만 이에 대한 의구심이 빠르게 퍼졌고, 투자 심리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들은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한다.

머피는 OPEC과 다른 산유국들이 감산 연장 합의에 실패한다면 유가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들은 지난해 감산에 합의하고 올해부터 하루 원유 생산량을 180만 배럴 줄이는 합의를 이행 중이다.

그러나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 산유국들이 생산을 늘리며 감산 합의는 좀처럼 효과를 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시장이 다시 수급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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