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여의도에 둥지를 틀고 있던 일부 증권사들이 올해 '탈(脫) 여의도에 나섰다. 주요 세입자가 여의도를 떠나며 임대 수익이 반 토막 난 곳도 존재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2017년 4월~9월) 신영증권이 벌어들인 부동산 임대 수익은 20억3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 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신영증권의 부동산 임대 수익은 38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4년에는 40억원, 2015년에도 38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대신증권이 올해 초 명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신영증권의 부동산 수익도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신영증권과 대신증권은 지난 1985년부터 여의도 사옥에서 '한지붕 두 가족' 생활을 해왔다. 대신증권이 전체 건물의 66%가량을 사용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3년에 대신증권은 공동 소유하던 건물을 800억원에 신영증권에 매각했다. 이때부터 대신증권은 신영증권으로부터 건물을 임대해서 사용해왔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 명동에 새로 지은 대신 파이낸스센터로 이전하며 여의도를 떠났다. 신영증권은 대신증권이 떠난 건물을 본격적으로 새로 단장하고 나섰다.

과거 대신증권이 사용하던 공간의 리모델링은 마무리됐다. 현재는 반대쪽인 신영증권이 사용하던 공간의 리모델링 작업이 한창이다.

신영증권은 서점 등 다양한 상업시설에 공간을 임대할 예정이다. 그러나 새 단장이 완료될 때까지 쪼그라든 임대 수익이 단기간 회복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수년간 신영증권에 매달 적지 않은 임대료를 내왔다.

여의도 오피스 빌딩의 평당 임대료는 4~6만원 수준에서 크게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신영증권 건물의 전용면적이 1만600㎡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 달 임대료는 1억원, 연간으로는 13억원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형 증권사 중에는 투자부동산 등에서 쏠쏠한 임대 수익을 올리는 곳이 많다"며 "신영증권도 1천억원 이상의 투자부동산을 보유해 대형사 못지않은 임대 수익을 거둬왔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과거 유화증권도 건물을 임대해 쓰던 키움증권이 나간 뒤 관련 수익이 반 토막 아래로 급감하고 공실률도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영증권의 경우 이미 대형서점이 입점하기로 하는 등 연계 공간이 조성되고 본격적으로 임대가 진행되면 수익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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