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포트폴리오에도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국민연금의 채권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으로 기관투자자들의 회사채 투자가 까다로워지겠지만, 기업과의 소통과 검증 강화로 시장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국민연금의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 연구 용역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순차적으로 책임투자를 늘린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 규모를 국내 위탁운용 자산의 30% 수준까지 늘리고, 향후 3~4년 이내에 책임투자 대상 자산을 채권으로까지 확대한다.

또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범위 1단계를 국내주식과 국내 대체 중 기업투자로 하고, 2단계는 해외주식, 3단계는 국내 채권으로 한다.

지금까지 국내 연기금의 책임투자는 주식 위탁운용 유형 중 하나로 이뤄졌는데, 주식 직접운용까지 책임투자를 확대한다.

국민연금의 채권 책임투자도 채권형 위탁 펀드뿐만 아니라 직접 채권 투자로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국채나 공사채보다는 회사채, 금융채 등이 책임투자와 관련된다.

국민연금은 책임투자를 통해 채권 발행기업의 상환 능력 등 재무상태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요소를 점검하게 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국민연금은 가입자인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에 해당한다.

국민연금은 채권 발행기업의 경영전략이나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 점검과 이사진과의 대화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스튜어드십 코드를 채권으로까지 확대하면 스튜어드십 코드 범위가 상장회사가 아닌 채권을 발행하는 비상장 회사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다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도 국민연금의 행보를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발행기업 검증이 강화되고, 증권사들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게 되면서 채권 발행 절차도 더욱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고려해 채권 투자에 나서면 신용등급도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투자자들이 기업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기적으로 회사를 점검하고 정보 공개를 하게 돼 채권 시장의 투명성은 높아질 것으로 진단했다.

연기금의 한 CIO는 "채권 투자자들의 기업 검증이 본격화되고 회사들의 신용등급 '쇼핑' 행태도 줄어 시장의 투명성은 확실히 강화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른 연기금 관계자는 "좀 더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채권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채권 신용등급도 사회나 지배구조 등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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