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자기자본 1위 미래에셋대우와 초대형IB 선두주자 한국투자증권이 순이익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한국투자증권을 앞섰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대우의 PCA생명 염가매수 차익을 제외하면 사실상 한국투자증권이 1위라는 입장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4천81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를 차지했다. 3분기 순이익도 1천34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은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4천23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간발의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3분기 순이익 역시 1천317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보다 약간 적은 수준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러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미래에셋대우보다 순이익이 많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분기 계열사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염가매수 차익 360억원이 실적에 반영됐다. 이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한국투자증권이 미래에셋대우보다 올해 1~3분기 순이익이 302억원 더 많다.

자기자본 규모는 미래에셋대우가 한국투자증권보다 월등히 크다.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7조1천498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4조3천450억원)을 앞선다.

한국투자증권이 사실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단독으로 받은 점도 미래에셋대우엔 뼈아프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초대형 IB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단기금융업을 한국투자증권에만 인가했다. 심사가 가장 먼저 끝났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대우는 유로에셋투자자문사 옵션 상품을 불완전판매한 혐의로 금융감독원 제재를 앞뒀다는 점이 인가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금감원 제재 수위가 결정된 후 인가 여부가 정해질 전망이다. 시기는 일러야 연말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 선점 효과를 누리게 됐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점도 향후 시장선점 효과와 다양한 계열사를 활용한 시너지 효과 창출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초대형 IB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서 업계 최초 발행어음을 시작하게 된 만큼 선점을 통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년부터 대우증권과의 합병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우증권과 합병 후 올해는 조직을 추스르는 한 해였다"며 "내년부터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자기자본 1등 규모의 증권사에 걸맞게 시장지배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점 169개의 전국 네트워크와 압도적 자본력으로 IB 수익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단기금융업 인가가 나지 않은 상황이나 발행어음 첫해 수익성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이에 따른 우려는 없을 전망이다"고 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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