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브렉시트(Brexit)로 탈(脫) 런던이다',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등의 우려가 팽배했지만, 여전히 런던은 국내 금융사에 요충지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에 그렇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글로벌트레이딩센터를 영국 런던으로 정하고 현재 트레이딩센터 총괄을 뽑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미래에셋대우는 아일랜드 더블린을 후보로 염두에 뒀으나 결국 이미 법인을 두고 있던 런던이 최종적으로 낙찰됐다. 글로벌트레이딩센터 설립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비중있게 진행되던 사업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런던의 인연은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래에셋에 인수된 대우증권은 1991년 9월 17일, 대신증권과 럭키증권, 동양증권에 이어 국내 증권사 중 4번째로 런던현지법인을 설립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대부분 철수했지만, 대우증권은 미래에셋대우와 합병 이후에도 여전히 명맥을 잇고 있다.

대우증권 런던법인을 거쳐 간 인물들도 쟁쟁하다.

가장 대표적인 증권계 인사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다.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책임자(CEO)라고 불리는 유 사장은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증권 런던 현지 법인에서 근무했다. 그는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이후 국제부를 거쳐 곧장 런던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우증권 런던 출신으로 빼놓을 수 없는 사람 중 하나는 김기범 한국기업평가 대표이사다.

김기범 사장은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증권 런던법인 지사장을 역임했다. 앞서 그는 대우증권의 헝가리 법인 사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그는 메리츠종금증권 사장을 거쳐 KDB대우증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남기천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도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인 사장을 지냈다.

이후 그는 대우증권 딜링룸 부장, 파생시장본부장 겸 고유자산운용본부장으로 근무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고 KDB자산운용을 멀티에셋자산운용으로 전환하고 나서는 이 운용사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멀티에셋운용이 헤지펀드에 특화된 운용사기 때문에 그의 고유자산, 파생상품 트레이딩 경력이 수장으로서 적합하다고 인정받은 셈이다.

또 문성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본부장도 1994년부터 10여 년간 대우증권 런던법인의 기틀을 세운 멤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대우증권이나 현대증권 국제부, 대우증권과 LG증권 런던법인 출신이라고 하면 그 회사 최고 인재였다고 볼 수 있다"며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트레이딩센터를 런던으로 확정하면서 대우증권 인수로 끝난 줄 알았던 '대우증권 런던법인'의 명맥이 이어지는 셈"이라고 전했다.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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