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를 과다 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시장 수요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경우 전기차 잉여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요켐 하이즈만 폴크스바겐 중국법인 대표는 광저우 모터쇼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고객의 수요로 채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이즈만 대표는 폴크스바겐이 친환경 자동차 생산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2020년까지 40만 대의 전기차 생산을 목표하고 있지만, 고객이 40만 대의 전기차를 모두 구매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은 자동차 공유업체 등과 계약해 전기차 잉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을 고안 중이다.

후버투스 트로스카 다임러그룹 중화권 사업부 헤드도 "고객들은 전기차를 위해 높은 비용을 지출하는 데 회의적이다"면서 전기차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기차에 대한 지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도 중국 고객들은 전기차 비용을 높게 인식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전기차에 대한 지원금이 사라질 경우 수요 부족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기차 생산량은 42만4천 대에 달했지만, 실제로 판매된 양은 39만8천 대였다.

수요 부족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WSJ은 이마저도 국유 택시업체나 공공기관에서 구매한 것이 대다수이며, 실제 개인 고객이 구매한 전기차는 전체의 25% 미만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과다 생산에 따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도 업계의 우려 요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피치의 징 양 부소장은 정부의 전기차 지원금 정책이 끝날 경우, 대다수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위해 단기간 수익성을 포기하거나, 전기차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