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환율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해외펀드 수익률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환헤지형 펀드 수익률이 환노출형보다 높았다. 이들 펀드는 주로 달러로 헤지를 하는데 달러-원 환율이 연초 대비 하락한 영향이다.

유로화는 강세를 나타내 유럽 투자 펀드는 환노출형이 환헤지형보다 나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2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순자산 3천억원 이상인 14개 유형의 해외 펀드의 올해 들어 지난 9월1일까지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환헤지형 펀드 수익률이 환노출형보다 평균 3.29%포인트 높았다.

주로 달러로 헤지하는 미국과 일본, 중국 주식형 펀드는 환헤지형이 환노출보다 6%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올해 들어 지난 9월 1일까지 달러-원 환율은 7.24% 하락했다.

달러-원 하락세는 최근 두드러져 이달 들어서는 2.4% 하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는 일반적으로 환손실 위험을 회피하도록 설계된 환헤지형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에 출시된 해외투자 펀드는 대개 환헤지형과 환노출형이 동시에 출시돼 투자자가 둘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돼 있다. 해당 상품명에 H가 붙어 있는 것이 환헤지형이다.

반면 환헤지형 펀드를 선택할 경우 환헤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투자 국가의 통화가 강세를 나타냈을 때 그 과실을 얻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유로로 헤지하는 유럽 주식형 펀드는 환헤지형이 유로화 강세 혜택을 보지 못해 환헤지형 수익률이 환노출형에 비해 3.5%포인트 이상 낮았다. 올해 들어 지난 9월 1일까지 유로-달러 환율은 12.6% 하락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유럽 주식형 펀드 중 환헤지형은 유로화 강세를 반영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브라질과 러시아, 동남아시아와 같은 신흥국에 투자할 때는 환헤지형이 낫다고 진단했다. 신흥국의 경우 주가가 하락할 때 통화도 함께 약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하락할 때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투자자들은 주가와 환율 부문에서 이중으로 손실을 보게 된다.

한국펀드평가 관계자는 "원화가 강세를 나타낼 때 환헤지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을 상쇄해 주지만,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 환헤지를 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가치 상승분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는다"며 "펀드 수익이나 손실이 투자 자산에 따른 것인지 환헤지 여부에 따른 것인지를 먼저 파악한 후 환헤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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