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국내 1위 유통업체인 롯데쇼핑을 포함해 국내 유통소매기업 200개사의 총 매출이 미국의 코스트코 1개사의 매출보다 적고, 글로벌 1위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2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유통산업의 고용유발 효과나 글로벌 유통환경의 급속한 변화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유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육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통산업의 고용유발 효과, 관광 자원화를 통한 내수 활성화 기여,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따른 유통환경 변화, 취약한 글로벌 유통 경쟁력, 한국만의 유통산업 규제 강화 등을 국내 유통산업 육성이 시급한 5가지 이유로 제시했다.

한경연은 "유통산업의 대내외 환경변화를 고려해 규제중심의 인식에서 육성중심의 정책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유통산업은 고용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산업으로 고용비중이 전체 산업평균인 4.8%의 3배 수준인 14.2%에 달하고, 관광산업과의 연계기능도 크다"고 분석했다.

유통산업은 한국 관광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복합쇼핑몰, 아웃렛 등의 대규모 점포가 해외 관광객의 소비, 관광 및 문화 체험의 거점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초기 단계인 수요 예측에서부터 주문, 매장 운영, 결재, 물류까지 혁신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국내 유통기업들은 실적 악화 등으로 글로벌 혁신 유통기업을 따라가기도 버겁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경연은 지난해 국내 유통 소매기업 상위 200개사의 전체 매출액은 128조4천억원으로, 미국 코스트코 1개사의 매출액 137조8천억원보다 작을 뿐 아니라 월마트 매출액 563조9천억원과 비교하면 22.8%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도 유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가 뚜렷하다는 뜻이다.

한경연은 "포춘 글로벌 500에서 한국 기업이 포함된 9개 산업군을 분석한 결과, 산업 내 글로벌 1위 기업과 매출액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유통산업이었다"며 "전자와 제철이 각각 1.0배와 1.4배이지만, 유통은 19.1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1위 기업인 월마트의 매출액이 4천859억달러에 달하는 반면 국내 1위 기업인 롯데쇼핑의 매출액은 254억달러로, 매출액 격차가 19배를 넘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주요 선진국에서 유통규제가 완화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규제가 강화되고 움직임을 보인다며, 현재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유통규제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법 개정안만 28건이 계류돼있다고 한경연은 덧붙였다.

유환익 한경연 정책본부장은 "세계 유통시장은 국경 개념이 사라지고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열린 상황"이라며 "국내 유통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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