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한화건설이 올해 3·4분기 들어 실적 방향이 바뀌었다. 공정을 마친 해외현장의 지체상금이 적자를 불렸다. 전문가들은 한화건설의 해외시장 확대가 지체되면서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20일 연합인포맥스의 기업정보 재무제표(화면번호 8109)를 보면 올해 3·4분기 한화건설은 연결 기준으로 1천96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 2015년 3분기(2천848억원) 이후 가장 손실이 크다. 올해 들어 이어지던 흑자 기조도 끊겼다.

지난 분기 영업적자가 상반기까지 쌓은 영업이익(675억원)을 뛰어넘어 누적 영업손실은 1천286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한화생명 주식 2천800만주를 매각하면서 생긴 관계기업투자주식처분손실(1천245억원)이 영업외 비용으로 겹치면서 누적 순손실은 1천370억원까지 불었다.

2010년 전후로 수주한 중동 프로젝트들이 적자의 원인이 됐다.

사우디 마라피크(Marafiq) 발전 플랜트와 얀부(Yanbu) 발전 플랜트, 마덴(Maaden Gold) 현장에서 지체보상금(Liquidated Daages, LD)이 발생했다. 지체보상금은 시공자가 약속된 기한 내에 공사를 완성하지 못했을 때 발주기관에 지급할 손해배상액이다. 금액은 미리 문서에 정해둔다.

 







이번 손실로 한화건설의 부채비율은 331.2%까지 치솟았다. 전분기에는 270%를 넘지 않았다. 지난 분기 부채를 줄였지만, 이익잉여금이 날아가면서 자본이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한화건설의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당분간 해외시장의 저변을 넓히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화건설이 해외 플랜트 사업장에서의 잠재 손실을 100% 반영하면서, 불확실성 해소라는 인식과 커뮤니케이션 잘못에 따른 불신이 공존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 우발 손실 가능성이 제한될 수 있어도 부채비율이 높아 해외건설 시장에서의 확장 가능성도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결국, 한화건설의 해외부문은 남은 현장의 추가 부실 여부에 달렸다.

이미 반영한 손실의 환입 가능성과 이라크 비스마야(Bismayah) 사업장이 관건으로 지목됐다. 한화건설은 손실이 반영된 사업장 발주자에 공기 연장(EOT, Extention of time) 클레임(청구, claim) 협상 등을 진행 중이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클레임 관리는 EPC(설계·구매·시공) 업체의 중요한 사업역량 중 하나이기에 발주처 협상력, 클레임 타결을 통한 지체상금 관련 손실이 축소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클레임 타결이 이뤄지면 일부 금액이 환입돼 현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플랜트 손실이 진행률과 원가율이 양호한 다른 사업장으로 확대되는지, 이익 기여도가 높은 국내 주택과 이라크 비스마야 국민주택 사업의 진행과 채권회수 상황 등을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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