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부 출신 인사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외부 인사를 포함한 60여 명을 두고 후보 적격성 여부를 검토했지만, 일단 내부 출신 인사에 힘을 싣고 인선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추위 안팎에선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장과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간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20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임추위는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임추위는 헤드선터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서 근무한 전ㆍ현직 임원과 계열사 대표, 외부 인사를 포함한 60여 명의 후보들을 추천받아 검토했다.

이중 임추위가 눈여겨 본 후보들은 우리은행 현직 인사 5명, 전직 계열사 임직원 8명, 외부 인사 2명 등 15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장의 업무 대행을 맡은 손 그룹장을 비롯해 정원재 HR 담당 그룹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윤상구 전 우리은행 부행장, 김병효 전 우리PE 사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김종운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김희태 전 우리은행 부행장 등이다.

금융권 안팎에서 하마평에 올랐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임추위를 이끌고 있는만큼 공정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손 그룹장은 신속히 조직을 추스를 수 있는 현직 임원이라는 점에서 내부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에 따라 조직 차원에서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한일은행 출신으로 기존의 계파 갈등을 어떻게 봉합할지가 관건이다. 상업은행 출신의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손 그룹장의 행장 선임이 또 다른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상태다.

박 전 행장은 현직은 아니지만, 과거 계열사인 경남은행 대표를 역임한 점에서 광범위하게 내부 인사로 분류된다.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조직 내 계파 갈등에서 중립적이란 점이 장점이다.

이번 채용비리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을 두고 특정 은행 출신의 임원이 포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내부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논리에서다.

임추위는 내부 계파 갈등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제기될 수 있는 낙하산 논란에 대한 우려도 큰 상태다.

이에 경영 전문성을 고려해 외부 인사에게까지 행장의 문호를 넓혔음에도 광범위한 개념의 내부 인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 민영화에 성공하며 경영 독립성을 확보한 우리은행에 다시 관치 논란이 제기될 경우 내년에 추진해야 할 잔여지분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우리은행 임추위 관계자는 "인사 비리와 계파 갈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사가 최우선"이라며 "헤드헌터를 통해 추천받은 인사 중 10명에 대해선 추가 평판조회를 통해 내주 최종 면접 대상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오는 21일부터 경기도 안성 연수원에서 1박 2일간 끝장토론을 실시한다.

이는 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팀(TFT)이 추진하는 공감혁신 프로그램의 하나로 이날 행사에는 각 영업본부별 추천받은 100여 명의 직원들이 참여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혁신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이날 행사에선 공모를 통해 접수된 아이디어를 직원들 간 심층 논의를 통해 채택하고 이를 좀 더 구체화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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