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5 물류사 도약 '신호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조~3조원에 달하는 네덜란드 물류사 '세바 로지스틱스(CEVA logistics)' 인수에 나섰다.

이재현 회장이 4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면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조(兆) 단위대의 '메가딜'이다. 더욱이 인수 주체인 CJ대한통운이 세바를 품을 경우 글로벌 5~6위권 물류사로 단숨에 도약이 가능하게 된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등 해외 펀드가 지분을 보유한 네덜란드 물류사 세바(CEVA)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CJ대한통운은 최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바는 아폴로와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캐피탈 리서치앤매니지먼트 등이 각각 22%, 27%, 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세바 인수추진은 글로벌 탑5 물류사로 도약하기 위한 일환이다.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은 과거 여러 차례 "미국과 유럽을 아우르는 대형 M&A도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물류리서치 회사인 암스트롱&어소시에이츠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액 6조2억원으로 글로벌 16위 정도다. 인수대상인 세바는 같은 기간 8조원의 매출로 글로벌 11위에 올랐다.

CJ대한통운이 세바를 품으면 합산 매출이 약 14조원으로 6위인 미국 CH로빈슨 월드와이드(15조8천억원)에 이어 7위에 오른다. CJ대한통운이 최근 이란과 인도 물류사를 잇따라 품은 데다 베트남 1위 물류사인 제마뎁까지 사들이면 CH로빈슨 월드와이드를 제치고 5위권에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글로벌 5위 물류사인 미국 XPO 로지스틱스(17조6천억원)에 바짝 다가서는 것이다.

이 때문에 CJ그룹은 세바의 인수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세바의 몸값이다. 매각 주체인 아폴로 등은 세바의 기업가치를 2조~3조원 수준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바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억5천400만달러(약 2천700억원)다.

특히, 부채가 세바 인수의 걸림돌로 평가된다. 세바의 순부채는 19억5천400만달러(약 2조1천억원)로 CJ대한통운의 재무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모펀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CJ그룹이 세바에 관심을 보였을 때도 결국은 발목을 잡은 건 세바의 순부채의 규모였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CJ대한통운의 인수 의지가 큰 만큼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CJ CGV는 8천억원에 달하는 터키 멀티플렉스 회사인 '마르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때 토털리턴스와프(TRS) 방식을 활용했다. 3천억억원 규모의 지분은 CJ CGV가 사들이고 나머지는 증권사를 통해 재매각하는 구조다. 인수 자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CJ대한통운이 주요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세바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이 우량한 신용도를 기반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1조가 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재무구조 건전성 차원에서 재무적 투자자(FI) 등과 인수ㆍ합병(M&A)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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