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뉴욕 금가격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내렸다.

2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전일보다 온스당 21.20달러(1.6%) 하락한 1,275.30달러에 마감됐다.

금가격은 독일 정치 불안과 뉴욕증시 상승에 힘입은 달러 강세로 밀렸다.

달러는 최근 2주간의 하락 이후 반등했다. 장중 세계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3% 올랐다.

금은 가격을 표시하는 달러 가치가 오르면 매수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비싸 보이게 돼, 수요가 준다.

금 가격은 지난 9월의 연중 고점에서 달러 강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5.5% 내렸다.

골드코어의 마크 오바이런 연구 디렉터는 "거의 20억 달러에 달하는 1만5천 계약의 금 선물이 2분도 안 돼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며 "그런 매도세는 최근 몇달 간 빈번했으나 단기적인 영향만 있었고 현명한 투자자는 저점 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US 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선임 투자 전략가는 "이 추세는 달러 시장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며 "흥미로운 것은 투기자들이 가격 상승을 이끌려고 하지만 기초여건은 그들의 기대와는 다르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나온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다른 투기 거래자들의 금 가격 순매수 금액은 지난 14일로 끝난 주에 6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날 달러화 강세는 유로화 약세의 반작용이었다.

유로화는 독일 연립정부 결렬 여파로 이날 한때 일주일 새 최저인 1.1722달러로 내렸다가 1.1807로 반등한 후, 다시 거래 수준을 낮췄다.

연정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재선거 가능성과 냉각기 이후 재협상, 사회민주당과의 대연정 협상, 과반 미달의 소수 정부 등이 향후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의 의석은 전체 709석 가운데 246석에 불과하다. 사실상 유럽연합(EU)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의 지지기반 약화는 다시 유로존에 대한 분열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연립정부 협상이 실패한 뒤 향후 진로와 관련, 재선거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안은 안전자산인 금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분석가들은 유럽의 지정학적 불안이 금 가격을 1,300달러 근처에서 머물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또 일부는 연준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미국의 세제개편안 의회 통과 여부도 주목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만 2018년에는 몇 차례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시장과 연준 의견 차이가 크다.

연준은 내년 세 차례 인상을 예상했지만, 시장은 한 차례 정도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FC스톤의 에드워드 바이어 컨설턴트는 "지난주 말의 금 움직임은 기술적 분석상으로 금가격 지지에 도움을 줬고, 이 점이 다음주까지 새로운 매수세 유입을 도울 수 있다"며 "다만 상당 부분은 상원의 세제안 처리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미 하원은 공화당 지도부가 제출한 세제안을 통과시켰고, 상원 재무위원회도 세제안을 표결했다. 하지만 양측 세제안이일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대통령이 서명하려면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안 의회 통과를 위해서 문제가 된 오바마케어의 개인 의무조항 폐지를 포기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미국 재무장관 스티븐 무느신은 대통령이 세제안을 크리스마스까지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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