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독일발 유럽 정치 불안에 따른 반작용과 뉴욕증시 상승 등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0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6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08엔보다 0.55엔(0.4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2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94달러보다 0.0067달러(0.57%)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1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2.19엔보다 0.09엔(0.06%) 밀렸다.

달러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연립정부 실패에 따른 반작용과 뉴욕증시 강세로 엔화에 상승했다.

지난주말 달러화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불안과 뉴욕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내렸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미 특검이 지난달 트럼프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여러 고위 관계자들에게 러시아와 관련된 서류 및 이메일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독일 연정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재선거 가능성과 냉각기 이후 재협상, 사회민주당과의 대연정 협상, 과반 미달의 소수 정부 등이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의 의석은 전체 709석 가운데 246석에 불과하다. 사실상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메르켈 총리의 정치 지지기반 약화는 다시 유럽 분열에 대한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향후 진로와 관련, "소수 정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재선거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로화는 독일 정치 불안으로 이날 한때 달러화에 일주일 새 최저인 1.1722달러로 내렸다가 1.1807로 반등한 후, 다시 거래 수준을 낮췄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유로화가 독일의 연립정부 협상 결렬 등 정치 불안에도 달러화에 1.1720달러와 1.1700달러 지지대 위에서 머물 것이라며,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화에 대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ECB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이 오는 23일 공개될 예정이다. 하루 앞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나올 예정이다.

은행은 유로화가 1.15~1.20달러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 분석가는 "메르켈이 독일 총리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매우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의 박기수 세계 채권 매니저는 "이는 유로존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는 큰 우려 거리"라며, 유로화가 단기적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지난 10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2% 올랐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했다. 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0.9% 상승이었다.

선행지수는 지난 9월과 8월에 각각 0.1%와 0.4% 올랐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디렉터는 "선행지수는 허리케인 영향이 사라지면서 가파르게 올랐다"며 "광범위한 하부지수의 강세는 미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가 연말 연휴와 새해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지속 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소폭 더 오름폭을 높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또 이번 주 주요 미 경제지표 발표가 거의 없는 데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 시장 재료는 의회의 세제개편안 처리와 뉴욕증시 등의 위험자산 가격 동향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는 23일 추수감사절 뉴욕 금융시장은 휴장하며 다음 날은 조기 폐장한다.

이날 뉴욕증시는 유럽 불안에도 기업 인수 합병 호재와 통신주 강세로 올랐다.

지난주 미 하원은 공화당 지도부가 제출한 세제안을 통과시켰고, 상원 재무위원회도 세제안을 표결했다. 하지만 양측의 세제안이 일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대통령이 서명하려면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안 의회 통과를 위해서 문제가 된 오바마케어의 개인 의무조항 폐지를 포기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미국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은 대통령이 세제안을 크리스마스까지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상원 의원은 상원 재무위를 통과한 세제안에 대해서 우려를 보였고, 론 존슨 상원 의원도 세제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략가들은 독일의 정치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의 틸맨 갤러 전략가는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약해진 것 같다"면서 "이는 독일의 정치적 상황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갤러 전략가는 "현재 스페인의 카탈루냐 위기와 이탈리아 총선에서 유럽회의주의 정당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 그리고 독일의 정치적 상황은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운다"면서 "따라서 최근 유로존의 경제 모멘텀 회복에도 이는 유로화에 역풍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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