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금융지주계열 보험사들이 독립보험대리점(GA)을 자회사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보험사가 보험대리점을 자회사로 지배할 수 없다고 법령 해석을 내렸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내년 상반기 판매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준비 중이다.

판매 자회사의 경우 생명보험 상품은 자사의 상품만 팔 수 있지만, 손해보험 상품은 여러 회사와 제휴해 팔 수 있어 전속 설계사들이 다른 GA로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법령 해석으로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는 판매 자회사를 둘 수 없어 GA 출범 일정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지주회사법에서는 금융지주 산하에 자회사를 병렬적으로 배치해 시너지 등 업무상 연관이 있는 경우 외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를 지배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는 법령에 의한 인가·허가 등이 필요하지 않은 금융기관이나 집합투자업자를 손자회사로 지배할 수 있지만, 보험대리점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GA 설립은 계속 검토 중이며 여러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라이나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판매 자회사를 두고 있다.

삼성생명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과 미래에셋금융서비스는 지난해 26억 원과 3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라이나금융서비스도 16억 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보험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도 전속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보험사들이 판매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실제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생·손보사 전속 보험설계사는 14.8% 감소했지만 보험대리점 소속설계사는 24.7%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생명보험 전속 설계사 수는 11만1천124명으로 전 분기보다 689명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주요 채널인 전속 설계사를 유지하고 싶지만, 다양한 상품을 팔 수 있는 GA가 수수료 측면에서는 설계사에게 더 유리하다"며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보험사들도 수익성보다는 설계사 이탈을 막기 위해 판매 자회사 설립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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