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올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은 개최 횟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순실 사태' 이후 기금운용체계 개편 목소리가 높아지고, 스튜어드십 코드 등 새 정부 공약이 도입되는 등 국민연금의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기금위가 자주 열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 기금위, 금융위기 이후 올해 최다 개최 전망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위는 올해 들어 6번 개최됐다.

일반적으로 12월 말께는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 계획을 짜야 하는 만큼 기금위가 꼭 열린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 취임 이후 기금위가 아직 한 번도 열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달에도 열릴 가능성이 크다. 올해 최대 8회까지 기금위 개최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국민연금법상 기금위는 4회 이상 열려야 한다. 지난해 4번, 2015년에는 5번 열린 것을 고려할 때 올해 기금위 개최 횟수는 많은 편이다.

1999년 기금운용본부 설립으로 보건복지부 산하의 현재의 기금운용체계가 갖춰진 이후 기금위 최다 개최 횟수는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8번이었다.

2009년 금융위기 후폭풍이 거센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 대응을 위해 7번 열린 것을 제외하고는 보통 4~6번 정도 개최된다.

국민연금 기금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기금운용지침, 연도별 운용계획, 중장기 자산배분, 성과 평가 등 기금운용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기금위는 위원장을 포함해 기획재정부 차관과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고용노동부 차관, 국민연금 이사장 등 당연직 위원 5인과 사용자·근로자·지역가입자대표, 관계전문가 등 위촉위원 14인으로 구성된다.

기금운용본부는 기금위가 결정한 사항을 자산별로 투자 집행하고, 600조 원이 넘는 자금의 리스크관리를 담당해 기금 위가 국민연금의 '컨트롤타워'로 볼 수 있다.

◇국민연금, 변화의 중심에 서다

올해 국민연금은 최순실 사태로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CIO가 구속되는 등 리더십의 위기를 겪었다.

기금본부가 올해 2월 전주로 이전하면서 '국민연금(NPS) 패싱' 현상이 본격화되고, 상반기에는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손실로 홍역을 치르는 등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600조 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자금을 온전하게 지키고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금위를 이전보다 자주 열었다.

올해 1월에 열린 제1차 기금위에서는 기금본부의 전주 이전 추진계획과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전략 점검, 올해 목표 초과수익률 등을 논의했다.

기금본부 운용역 이탈이 현실화되자 2월의 2차 기금위는 지방이전에 따른 인력이탈 방지 대책을 세웠다.

올해 4월 열린 제3차 기금위는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투자손실 대응 방안을 먼저 논의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으로 국민연금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개선 방안도 제시했다.

제4차 기금위에서는 중장기 자산배분 안에 따른 내년 기금운용계획안을 정했다. 5차 기금위는 지난해 기금성과 평가와 제4차 국민연금 재정 추계 안을 논의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제6차 기금위에서는 새 정부의 공약인 책임투자와 기금운용체계 개편과 관련한 토론이 진행됐다.

올해 연말에 열릴 기금위에서는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연구 용역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 김 이사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기금위인만큼, 김 이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서 국민연금 운영 포부와 공공투자 등 새 정부의 공약 수행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금위가 자주 열렸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연금이 논의할 사항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보통 연말에 굵직한 사안들이 기금위에서 나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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