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2천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충한다.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2월 2천억원 규모의 ABS 발행을 위한 실무 절차에 돌입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노선에서 미래에 창출할 수익을 기반으로 미리 자금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우량 금융기관의 신용을 공여받아 1천200억원, 자체 신용등급으로 800억원을 발행할 것으로 전해진다.

조달한 자금은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등을 상환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018년 2월 400억원, 3월 500억원, 4월 1천150억원, 6월 100억원 등 총 2천15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수백억원의 ABS도 만기가 돌아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발행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체 매출의 3분의 2를 아시아노선에서 거두는데, 최근 저가항공사(LCC)의 약진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대형 항공기 A380 등의 도입으로 리스 비용이 대폭 증가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앞으로 1년 내 아시아나항공이 지급해야 할 금융리스 비용은 2천878억원, 운용리스는 4천944억원에 달한다. 금융ㆍ운용 리스 비용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LCC의 공격이 거세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는 나빠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지난 2013년 23.2%에서 지난 9월 말 47.5%로 상승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이렇다 보니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9월에 찍은 2천100억원의 ABS 가운데 일부는 팔리지 않았다. 지난달 6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도 주문액은 30억원에 불과했다. 연 6.2%의 고금리에도 투자자가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결국, 미매각 회사채는 증권사의 지점에서 모두 개인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투자은행(IB)업계의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자본확충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돌려막기식 자금 조달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j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