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외환위기 극복 20년 대담' 개최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 등 대외적인 지표는 크게 개선됐으나, 내부적으로는 저성장 장기화와 양극화, 가계부채 급증 등으로 골병이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21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초청해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위기극복의 주역으로부터 듣는다'를 개최했다.

이번 대담은 외환위기 20년을 맞아 외환위기 정책책임자를 초청해 위기극복 경험을 나누고 경제위기가 재발하지 않기 위한 혁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규성 전 재경부 장관은 1998년 3월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재경부 장관을 맡았다. 경제팀 수장으로써 외환위기 직후 위기극복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발제를 통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업 재무건전성과 금융안전망이 정비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 단기외채 비중 등 대외적인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2월 이후 67개월째 연속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지난 1997년말 204억달러에 그쳤던 외환보유액은 올해 8월 3천848억달러로 급증했다. 지난 2014년에는 대외채무보다 자산이 많아지면서 순대외금융자산국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현정택 원장은 대외적으로 각종 지표가 개선됐으나 저성장의 장기화, 양극화 현상, 가계부채 급증 등 대내적인 경제 펀더멘털은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현 원장은 "지난 2011년 이후 3% 전후 성장률을 보이다가 2015~2016년 연속으로 2%대로 하락했고, 총요소 생산성 하락 및 자본축적 둔화로 잠재성장률도 2%대 후반으로 하락하는 등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극화와 고용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기업부채 및 정부부채에 비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주요국에 비해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라며 "소득 주도 성장과 공정경제, 가계부채 안정화, 일자리 중심 경제, 혁신성장 등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권태신 한경연 원장도 "경제전문가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가 향후 5년 내 한국 경제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답하는 등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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