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의정부 경전철이 개통 4년 만에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으며 민자철도사업장의 유동성 현황이 주시되고 있다. 민자사업 방식에 따라 사업 위험이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된 신분당선 1단계(강남-정자) 사업이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2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추진 중인 민자철도는 수익형민자사업(BTO) 12곳, 임대형민자사업(BTL) 5곳 등 총 17곳으로 파악됐다.

BTO 방식은 정부가 시설물을 기부채납하는 조건으로 민자사업자에게 관리운영권을 넘겨준다. 민자사업자는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다.

BTL 방식도 민자사업자가 시설을 지어 정부에 기부채납한다. 다만 민자사업자가 직접 서비스 이용료를 징수하지 않고 정부로부터 지급금을 받기 때문에 BTO 방식보다 훨씬 더 안정적이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BTO 방식에는 정부가 최소수입보장(MRG)을 제공하는데 사업자의 방만한 경영을 부른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에는 MRG에도 최소보장기준이 부가됐다.

지난 5월 의정부 경전철이 MRG 보장에도 파산한 것은 통행량이 예상치의 20%에도 미치지 못해 MRG보조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BTO방식 민자철도 중 신분당선 1단계(강남-정자)가 단기 유동성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분당선 1단계의 MRG 지급 조건은 개통 1~5년까지는 협약수입의 80%를, 6~10년까지는 70%를 보장해 준다. 다만, 협약수입의 50%에 미달하면 지급하지 않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분당선 1단계의 실질 통행량이 2012년 1월 개통 이후 협약 통행량의 4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신분당선 2단계 개통으로 환승수요가 유입됐으나 경로무임, 환승할인 등으로 여전히 협약수입의 50%에 미달했다.

이 때문에 2015년까지 영업 적자를 본 데다 금융비용 부담으로 영업현금흐름도 부족한 상황이 지속됐다. 2016년말 기준 신분당선1단계 민자사업자는 완전자본잠식에 총차입금 의존도 105.1% 등 재무구조도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신분당선 1단계의 민자사업자인 신분당선㈜는 의정부경전철㈜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개통 이후 안정화 기간이 지났음에도 MRG 최소보장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분당선㈜의 경우 단기 유동성 위험 현실화 가능성은 존재하며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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