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인 높아졌지만, 임박한 금리인상에 주저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5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를 자극할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21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지난 17일 달러-원 환율은 1093.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지난해 9월 7일 1,089.70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등 다른 요인도 고려해야 하지만, 통상 원화 가치가 오를수록 원화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의 원화자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은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적극적인 매수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달러-원 환율은 9월 말부터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의 원화채 잔고도 10월 연휴 이후 점차 증가하다 최근엔 100조 원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원래 국내 펀더멘털은 좋았다"며 "여기에 대북 리스크가 완화되고 대중 관계도 개선되는 가운데 미 차기 연준 의장 임명 등으로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서 모든 여건이 원화강세를 유도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만 본다면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 유인이 높아지겠지만,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어 원화 강세를 노린 투자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최근 CRS금리도 오르고 FX 스와프 포인트 역전폭도 줄고 있어 오히려 해외채의 매력이 커진 상황이다"며 "원화 강세가 더 지속된다면 외국인의 채권 매수가 유입될 수는 있겠지만, 추세적인 원화강세가 아니라면 지금 수준에서 원화채가 얼마나 매력이 있을지 회의적이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외국인에게 원화채는 포트폴리오상 일정 비율을 가져가는 것 이상으로 투자할 요인이 없다"며 "외국인 원화채 잔고가 100조 원 대에 머물러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외국인의 원화채 매도는 기획재정부의 국고채권 매입 취소 결정에 따른 것으로 원화 강세 기조는 오히려 외국인 이탈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바이백 취소로 외국인이 원화채 매도를 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이벤트로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단기물 매물 출회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최근 원화가 초강세를 보여 신규자금 유입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미 원화채를 보유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원화채를 선제적으로 매도할 유인도 없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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