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현 교보증권 사모펀드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채권펀드 출시 약 석 달 만에 1조8천억원을 끌어들이며 헤지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교보증권이 이번에는 주식펀드를 출시했다. 교보증권 사모펀드운용부를 이끌고 있는 김창현 부장을 만났다.

김 부장은 21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출시한 8% 목표전환펀드는 만기 1년, 목표수익률 8%로 다른 목표전환펀드에 비해 운용 기간이 짧고 목표수익률은 높은 편"이라며 "목표를 높게 잡은 것은 그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의 방증"이라고 말했다.

출시 첫날인 전일 75억원이 유입됐고, 앞으로 5일간 더 모집한 뒤 폐쇄형으로 운용한다. 판매사는 교보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는 KB증권으로 정했다.

김 부장은 "상품을 출시하기 전 타깃고객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한다"며 "주식펀드를 찾는 고객은 아무래도 채권펀드보다 위험 투자성향이 높기 때문에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채권펀드보다 위험 투자성향이 높은 고객을 타깃으로 하지만, 주식펀드 역시 채권펀드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변동성을 줄이는 전략을 유지한다. 주식에 70%,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채권에 30%를 투자한다.

대형주에 50%, 중소형주에 50%씩 투자해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투자비중이 높다는 점도 특징이다.

김 부장은 "기본적으로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주식 온리 롱(매수) 전략을 쓰고, 선물은 헷지목적으로만 숏(매도) 포지션을 잡는다"며 "중소형리서치랩 운용역이 운용을 맡는데, 지난 5년간 누적수익률이 약 103%에 달할 정도로 트랙레코드가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주식시장이 많이 올라 주식펀드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2011~2012년 코스피가 지금 수준까지 올랐다가 떨어진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50조이었던 상장기업 이익이 지금 150조원으로 늘었고, 대외적 불확실성도 많이 줄어 앞으로도 코스피가 상승할 것"이라며 낙관했다.

이어 "만약 횡보장이 온다고 해도 종목별로는 등락 폭이 다르기 때문에 저평가주에 투자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김 부장은 채권형펀드의 선전에 대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든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운용사가 원하는 펀드 대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상품을 설계한 점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교보증권 채권펀드의 경우 수익률은 타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변동성은 5분의 1~8분의 1 수준이다.

김 부장은 "채권펀드로 베팅해서 수익률에 차별화를 두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듀레이션을 짧게, 레버리지를 높게 가져가 변동성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권형펀드에 자금이 많이 들어왔는데, 다른 채권형펀드에 갈 돈을 끌어온 게 아니라 부동자금을 끌어온 것으로 판단한다"며 "(상품을 설계할 때) 일반기업이나 개인 고객들이 투자하지 않고 들고 있는 부동자금이 많다는 점을 눈여겨봤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금리 인상기에 채권 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시각에 대해 "장기로 투자를 하면 금리 상승에 따라 계속 손해를 보게 되지만, 단기로 투자하면 (만기 후) 현금이 쌓여서 가치가 높아진 다른 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며 "금리가 예상가능한 수준으로 오르면 오히려 수익을 내기 더 좋은 포지션"이라고 답했다.

그가 올해 첫 '부장' 직함을 달자마자 내놓은 채권펀드에 예상보다 많은 자금이 모였다. 자칫 자만할 수도 있지만, 그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주식펀드에 채권 운용기법을 넣은 펀드 등 앞으로 다양한 펀드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앞으로 펀드 수를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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