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원화가 전 세계 주요 통화 가운데 독보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대비 강세 폭은 아시아 주요 통화들과 비교해도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원화는 미국 달러 대비 2.96% 절상됐다. 같은 기간 높은 절상률을 보이는 말레이시아 링깃화 1.88%, 필리핀 페소는 1.32% 절상과 비교해서도 높다.

싱가포르 달러는 0.25% 절상됐고, 호주달러는 오히려 마이너스(-) 3.53% 절하됐다.

주요국 통화의 경우 엔화가 미 달러 대비 0.75% 절상됐고, 유로화는 0.43% 절하됐다. 영국 파운드의 경우 0.44% 절상됐다.





<통화별 등락률 비교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6)>



분기가 거듭될수록 원화 강세 독주 체제는 공고화되고 있다. 특히 4분기 들어 원화는 달러 대비 약 4.27% 절상률을 보이면서 '나 홀로' 강세다.

1분기에 1,211.80원에서 1,110.50원까지 하락하면서 달러 대비 8.1% 절상된 바 있으나, 당시 멕시코 페소가 10.7%, 러시아 루블화가 9.5% 절상돼 주요 20개국(G20) 중 3위에 그친 바 있다.

2분기에는 달러 대비 -2.25% 절하됐고, 3분기에는 -0.11% 절하됐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화 거래 시 다른 통화들과의 연동성보다는 자체적인 펀더멘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화 강세의 독주 체제는 당분간 이어진다고 봤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유로화가 많이 움직였고, 달러-엔 환율도 상승했음에도 달러-원 환율이 같이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자체에 대한 강세 기대가 커졌다는 것"이라며 "현재는 달러 인덱스와 글로벌 통화를 같이 보고 달러-원을 거래하면 패착이 많아지는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주식 매수와 관련한 달러 공급은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두 달가량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점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권오규 SM투자자문 이사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매 추이를 보면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던 지난 7~9월 3개월간 약 3조 가까이 팔았으나,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틀 동안 2조 가까이 샀고 지난 10월에 다 회복했다"며 "달러-원이 아래로 갈 모멘텀이 이미 마련됐고 도널드 트럼프 아시아 순방 등 이벤트에 따라 달러-원 환율이 내리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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