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플레·중립금리 하락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최근 반대로 움직여온 현상은 수수께끼로 볼 수 없다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진단했다.

이 은행의 마이클 바우어 연구 고문은 2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단기와 장기 금리의 이번 디커플링은 2004~2005년의 '그린스펀 수수께끼'를 연상시킨다"면서도 "이번에는 이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이 있다"고 밝혔다.

그린스펀 수수께끼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의장 재임 시절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렸는데도 미 장기국채 금리는 오르지 않았던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바우어 고문은 연준이 작년 12월 이후 기준금리를 세 번 올리는 와중에도 미 장기국채 금리는 상당히 하락한 점을 과거 널리 회자했던 그린스펀 수수께끼에 견줬다.

그는 그러나 인플레이션 위험 감소와 중립금리 하락,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장기국채 금리의 하락을 규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우어 고문은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은 놀랍도록 낮게 유지돼왔다"면서 "올해 커브 플래트닝(장단기 금리 차이 축소)에는 인플레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립금리의 하락이 점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이에 따라 인식을 조정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 없이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적정 금리 수준을 뜻하는 것으로, 자연이자율이라고도 불린다.

작년 6월 3.0~3.3%였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들의 중립금리 추정 중간범위는 올해 9월에는 2.5~3.0%로 낮아졌다.

중립금리가 낮아졌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 시장금리가 오르더라도 과거보다 많이 오르긴 어렵다는 전망을 낳을 수 있다.

바우어 고문은 중립금리에 대한 인식은 미 국채금리를 역사적 저점 근처에서 유지시키는 역할을 했다면서 "보다 최근의 국채금리 하락도 설명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장기국채의 '텀 프리미엄(term premium)'도 크게 하락했다면서 "이는 안정적인 기대 인플레이션과 중립금리의 완만한 하락, 인플레이션 위험 프리미엄의 상당한 하락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텀 프리미엄은 단기채 대신 장기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을 의미한다.

그는 끝으로 북한을 둘러싼 긴장 고조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도 미 장기국채 금리를 낮춘 요인으로 꼽았다.







<작년 12월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 등의 변화>

※자료: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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