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글로벌 원자재 강세론자들이 방안에 들어앉은 몇 마리 거대한 코끼리를 외면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논평했다.

다른 많은 과열된 시장처럼 원자재 시장에서도 많은 투자자가 잘 알지 못하는 증거나 골칫거리에 대해서는 단호히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방 안의 코끼리는 중요하면서도 눈에 뻔히 보이는 문제이지만, 거북하고 언짢아 모두가 논의를 피하는 주제를 말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WSJ은 원자재 투자자들이 코끼리를 외면하는 것은 두 가지 긍정적 변화에만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첫째는 중국의 환경 캠페인에 따른 공장 폐쇄, 그에 따른 공급 축소 기대다. 두 번째는 미국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데 대한 신뢰다.

하지만 매체는 우선, 중국의 공장 폐쇄에 따른 공급 시장 영향이 크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이라는 '숨은 코끼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생산량 감축으로 석탄과 철강 가격이 급등한 것이라기보다 2016년 초 공급 감축이 부동산 시장의 활황과 때를 같이했다는 점에서 부동산 시장의 강세에 영향을 받은 면이 크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중국 당국의 환경오염 단속 캠페인이 완화되고, 건설 활동이 둔화하기 시작하면 원자재 가격은 반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두 번째 미국의 성장 전망이 긍정적임에도 미국의 원자재 재고가 지속해서 높은 이유를 투자자들이 간과하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의 원유재고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지난 4주 중의 3주는 원유재고가 증가했다. 미국의 구리 재고도 작년 말 미국 대통령선거 이전의 두 배 수준까지 늘어났다.

그럼에도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은 그동안 중국의 재고 소진이 미국의 재고 증가분을 상쇄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가 현실화되지 않고, 중국의 성장 둔화로 중국의 재고가 다시 늘기 시작하면 원자재 가격이 이같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부동산 시장의 둔화와 원자재 재고 상승이라는 코끼리를 보지 못하면 더 큰 위험이 닥칠 수 있다는 게 WSJ의 경고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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