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미국과 영국 중앙은행발 재료에 민감히 반응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추가 고점 탐색에 들어갔다.

달러화 상단 전망은 1,150원 선까지 높아졌다.

21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41.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5.40원) 대비 6.25원 오른 셈이다.

달러화가 NDF 종가를 반영해 1,140원 선을 상향 돌파할 경우 지난 4월 21일 장중 고점 1,140원 이후 2개월 만이다.

현재 달러-원 환율 상승에는 영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주요 인사들의 발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전일 장 마감 이후 마크 카니 영국 영란은행(BOE)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은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 급락을 이끌었다.

카니 총재는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여전히 약한 임금 상승세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이 경제에 끼칠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올리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재의 발언 직전 1.27달러 중반에서 거래되던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후 급락하면서 1.26달러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5일 6월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8명의 위원 가운데 3명이 금리 인상을 주장해 BOE의 매파 스탠스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강해지던 터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연설 일정은 이미 주초부터 이어지면서 달러 롱 재료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매파적 스탠스가 뒤늦게 반영돼 전 거래일 대비 10.00원 급등 마감한 데 이어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까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혼조된 방향성을 보였으나 시장의 전반적인 심리가 달러 롱 재료에 반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화도 120일 이동평균선인 1,144원 선을 웃돈 후 1,150원대로 상향 시도를 보일 전망이다. 현재 달러화는 주요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서면서 최근의 레인지 상단 돌파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NDF 종가가 1,140원대로 올라선 만큼 달러 포지션 조정을 위한 고민이 많다"며 "일단 1,150원까지는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달러화가 바닥이 지지되면서 반등하는 상황에서 전일 장 마감 후 카니 총재의 발언에 파운드화 급락, 달러 강세로 가는 분위기"라며 "NDF에서 1,140원이 넘어 최근의 레인지가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1,150원 선 상향 돌파 가능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의미한 레인지 상단 돌파는 좀 더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들은 월말 및 반기말 네고 물량 외에도 외환 당국의 매도 개입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달러화가 지난 3월 28일 연저점인 1,110.50원 선에서 지지된 후 하단에서 매수 개입을 해둔 터라 하반기 환율 보고서를 앞두고 달러화가 크게 오를 경우 환율 안정을 이유로 상단에서의 매도 개입 가능성도 작지 않다.

A은행 딜러는 이어 "수출업체 등 달러를 매도하려는 쪽은 1,140원대 후반에서만 팔아도 상당한 차익이 남는데다 상단에선 당국 매도 개입도 나올 수 있다"며 "환율보고서를 의식해서라도 상단을 막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일단 시장은 전체적으로 달러화 상승 쪽으로 보고 있지만 달러 강세로 확 쏠리진 않을 것"이라며 "전일 카니 총재가 금리를 당장 올리기 어렵다고 하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미국 국채 10년 수익률이 눌렸고, 달러-위안(CNH) 환율도 하락해 달러 약세 재료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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