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년 반 만에 1,080원대 후반으로 하락했다.

미 달러 약세와 더불어 원화 강세 기대가 합쳐지면서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외에는 달러 매수세가 물러난 형국이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화는 11월들어 10월31일 종가 1,120.40원보다 30원 정도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이 1,089원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9월7일 장중 저점 1089.70원 이후 처음이다.

◇원화 강세 기대 점증…펀더멘털 기초한 투자심리

달러화가 연일 하락세를 유지하는 것은 원화 강세 기대가 탄력을 받은 영향이 가장 크다.

우리나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다 사상 최고치 코스피, 금리인상 기대 등이 합쳐지면서 달러 매도 심리를 이끌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화 강세 요인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원화 강세는 투자심리의 일방적 쏠림이 아니라 펀더멘털 호조가 뒷받침되는 흐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11월말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선다면 원화의 경쟁력은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북한 리스크 등의 돌발 변수만 없다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고 추세를 형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저평가된 코스피로의 자금 유입, 11월말 금리인상 기대 등이 원화 베팅을 더욱 촉발할 경우 달러화 저점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역송금 물량 해소에 당국 개입명분 약화

장중 달러화 하단을 떠받치던 일시적인 실수요가 해소된 점도 원화 강세폭을 키운 이유 중 하나다.

달러화는 최근 삼성전자 중간 배당 관련 역송금 수요와 일부 커스터디 자금의 역송금 수요 등에 지지됐다.

하지만 달러화가 1,100원선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매수심리는 급격히 식었다.

오히려 단기 반등을 부른 일시적인 물량이 해소된 것을 확인함으로써 신규 숏플레이가 유입되고 있다.

서울환시의 숏플레이와 달러화 반등을 기다리던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합쳐질 경우 달러화가 더욱 무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달러 매수 쪽은 포지션플레이보다 결제수요나 공기업 달러 매수, 외국인 역송금 수요 등 실수요로 이뤄져 있어 달러화 하락 추세가 형성되면 급하게 매수에 나설 필요가 없다.

미 달러도 세제개편안이 의회 통과에 난항을 겪으면서 약세를 유지한 탓에 롱플레이는 더욱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개입 명분도 약하다.

당국은 달러화 하락속도 조절을 위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추세를 바꿔놓을 정도의 매수 개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우리나라 펀더멘털 호조가 합쳐진 달러화 하락세를 나홀로 방어하는 셈이다.

◇외환딜러들 "1,080원선 당국 개입경계…비드 공백 주목"

외환딜러들은 일시적인 달러 수요가 해소되면서 달러화가 급락한 만큼 원화 강세가 더 진행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1,080원대 후반에서 추가 하락하면 비드 공백이 나타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최근에 추세에 역행하는 물량이 소화되면, 재차 급하게 밀리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며 "일단 주식시장이 좋아서 1,088원까지는 시도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1,088원 아래는 비드가 비어 있을 것 같아서 당국 개입이 나올 것 같다"며 "1,093원 위까지 당국이 나선다면 의지가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엿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1,091원대로 시작했다가 1,080원대를 보니 아무래도 레벨 경계심이 생겼다"며 "1,189원대에서는 당국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들어왔다"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1,080원대에서는 사자 물량도 있으니까, 현재는 위ㆍ아래 경계심이 다 있다"며 "1,090원 선 지지력을 테스트하면서 1,090원 초반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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