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유로화가 독일의 연정 실패라는 블랙스완 사건에도 소폭 하락에 그치자 외환시장에 주식시장의 낮은 변동성이 전염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해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말한다.

22일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마이클 게이픈 바클레이스 자본 분석가는 "증시의 낮은 변동성이 이미 외환 시장으로 전염됐는지 여부가 외환시장의 새로운 화제로 떠올랐다"며 "블랙스완 사건마저 이 추세를 바꾸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미국계 헤지펀드의 매니저인 장강(張剛)은 갑작스러운 독일의 연정 불발에 유로화 하락에 대비한 포지션을 구축했지만 유로화 낙폭이 크지 않아 손실을 봤다고 말했다.

독일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의 협상은 19일(현지시간) 자정 직전 결렬된 바 있다.

유로화는 협상 불발 뒤인 20일 달러 대비 0.57% 하락하는데 그쳤고, 21일부터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도이체방크는 유럽 증시 상승으로 자금이 유럽에 유입하면서 유로화의 하락세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데이비트 캐머런 영국 전 총리의 사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개편안 연기 등 다른 블랙스완 사건 당시에도 영국과 미국의 증시 상승이 파운드와 달러의 하락을 100~150bp 가량 완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장강 매니저는 프로그램 매매로 투자 전략이 동일해진 것도 낮은 변동성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외환시장에서 50%가 넘는 거래가 프로그램 매매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략에 차별성이 없어 레버리지를 높여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장 매니저는 "블랙스완 사건도 외환 변동성을 키우지 못한다면 높은 외환투자 레버리지 속에 거대한 위험이 잠재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알레인 보콥자 글로벌 자산배분 헤드는 변동성의 감소가 더 많은 투자자들을 "화산 분화구에서 춤을 추도록"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경제 상황이 호전되는 현재 상황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산 가격을 계속 상승시키고 있고, 이는 위험을 더 키운다는 설명이다.

SG는 독일의 연정 실패로 유로-달러가 1.148달러~1.188달러 수준에서 변동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로-달러는 22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1.174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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