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금리 3%에 육박하는 수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시중은행들이 긴장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이러한 시도가 증자에 난항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고육지책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고금리를 통해 돈을 끌어 모으는 전략을 잇따라 펴고 있는 데 대해서는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5일부터 '플러스K 자유적금'의 금리를 연 2.85%(3년 기준)로 기존대비 0.2%포인트 높여 오는 30일까지 5천 좌에 한정해 판매한다.

같은 기간 '플러스K 정기예금'도 연 2.40%(3년 기준)로 0.35%포인트 높여 1천억 원 한도로 모집한다.

케이뱅크가 기존 상품의 금리를 높여 특별판매에 나선 것은 최근 여ㆍ수신 금액 1조 원 돌파를 기념하는 차원이다.

올해 여신 4천억 원, 수신 5천억 원 목표를 내세우면서 지난 4월 출범한 케이뱅크는 두 달 만에 목표를 채웠다.

시중은행들은 케이뱅크가 제시한 2.85%의 금리에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매월 3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플러스K 자유적금'은 기본금리 1.75%에 우대금리 1.10%가 더해진 구조의 상품이다.

우대금리는 타 은행과 마찬가지로 급여이체나 케이뱅크 카드발급, 통신비 자동이체 등을 통해 받는다.

여기에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에 프로필사진을 등록하거나 금리 우대쿠폰을 통해 각각 0.1%의 추가 금리를 제공해 우대금리를 손쉽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시중은행이 선보인 적금금리는 우대금리를 더해 평균 2%대 초반이다. 일부 저축은행이 2%대 후반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월 납입한도가 최대 100만원 정도로 한정된 경우가 많다.

'플러스K 정기예금' 역시 시중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가 1.70% 안팎으로 2%를 넘지 않는데다, 저축은행도 2.21% 수준임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큰 편이다.

그럼에도 시중은행들은 케이뱅크의 금리 정책이 예대율을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예상을 넘어선 대출 수요 탓에 예대율이 90%를 넘어섰지만, 증자를 위한 법안 통과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 수신고를 급하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200억 원 규모로 6차례 판매된 케이뱅크의 대표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은 최근 300억원으로 금액을 늘렸음에도 완판됐다.

시중은행 부행장은 "조달비용 등을 고려하면 3%에 육박하는 적금은 사실상 남는게 없는 장사"라며 "증자가 급한 케이뱅크가 금리 면에서 얼마나 더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수신고를 늘려야 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상품 차별성을 주목해달라는 입장이다. 내달 카카오뱅크가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간 경쟁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수신고도 늘릴 수 있겠지만, 시장의 평균금리를 크게 웃돈 수신상품을 특판한 것은 고객의 성원에 감사하는 뜻"이라며 "금리의 차별화는 카카오뱅크 출범 등을 고려했을 때 상품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우선해 고려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케이뱅크의 예대율이 현재로썬 우려되는 수준은 아닌만큼 적절한 경쟁을 통한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100%로 설정된 예대율 규제 적용대상도 아닌데다, 내부적으로 증자 준비도 하고 있어 현재까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금융권 전반의 경쟁을 부추긴 케이뱅크의 돌풍이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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