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달러화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비둘기 성향으로 풀이됨에 따라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19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45엔보다 1.26엔(1.13%)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8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38달러보다 0.0082달러(0.69%)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1.44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2.00엔보다 0.56엔(0.42%) 밀렸다.

달러화는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데다 뉴욕증시 하락으로 엔화에 내림세로 출발했다. 전일 달러화는 독일발 유럽 정치 불안에 대한 시장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의 장기물 국채 금리를 따라 내렸다.

전일 장 마감 후 옐런 의장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에서 "낮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요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며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더 고질적이거나 지속적인 뭔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또 물가가 부진하다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정상화하는 자극이 명백하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소비지표가 16년내 최고치를 보이면서 달러화에 상승했다.

CIBC의 제레미 스트레치 전략가는 소비지표가 유로존 경제의 큰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레치는 반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이 사회민주당과 연정할 수 있다는 기대로 독일 불안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BK 자산운용사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매니징 디렉터는 "달러-엔 환율의 문제는 2018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 시장이 회의적이라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달러가 최근 2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에서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신 해외 증시에 대한 투자 증가에 취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미국 증시 투자자들이 해외의 높은 성장세를 쫓기 때문에 DXY 달러 지수는 93으로 내려갈 것 같다며 미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도 제한적으로 작용해왔다고 덧붙였다.

은행은 투기 거래자들은 미 법인세율 인하가 올해 실행될 가능성을 37%로 보고 있다며 이는 11월 초의 17%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상원의 반대로 계속 뒷덜미가 잡혀있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또 유로화가 1.18101~1.1820달러로 오를 것 같다며 유럽 경제지표 호조가 나타난다면 다시 ECB가 완화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최소한 내년 9월까지 채권매입을 지속할 예정이며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물가가 안정적인 목표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ECB의 브느와 꾀레 집행 이사는 ECB가 물가와 채권매입 사이의 연결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런던 캐피털 그룹(LCG)은 유로화가 1.18달러에 저항선을, 1.1707달러와 1.1670달러에서 지지대를 가진다며 이 점이 유로화를 좁은 폭에 가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11월 소비자 신뢰지수 속보치가 전달의 마이너스(-) 1.1에서 0.1로 올라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는 -0.9였다.

다만 이날 지표 조사는 독일에서 연정 협상이 결렬되기 전에 이뤄졌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많은 정치 불안에도 소비자 신뢰지수가 꾸준하게 오른 것은 실업률 하락과 경제 성장 호조의 결과라며 이날 지표는 유로존의 성장세 호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 지표는 혼재됐다.

지난 1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줄면서 고용시장 호조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3천 명 감소한 23만9천 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24만 명이었다.

지난 10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가 지난 두 달간의 강한 증가세에서 반락해, 달러화의 하락을 이끌었다.

미 상무부는 10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2%(계절 조정치) 감소했다고 발표해, 달러화 하락세에 영향을 줬다. 이는 WSJ 조사치 0.2% 증가를 밑돈 것이다.

10월 항공기와 국방을 제외한 핵심자본재 수주는 전달 2.1% 증가에서 0.5% 감소로 돌아섰다. 1년 내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10월 핵심자본재 출하는 0.4% 늘었다. 9개월 연속 증가다. 전월에는 1.2% 증가했다. 핵심자본재 출하는 국내총생산(GDP)에 반영되는 수치다.

11월 미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전달 대비 하락했지만 월가 예상치는 웃돌았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 100.7에서 98.5로 내렸다. 이는 13년 사이 두 번째로 높으며 13년내 가장 높은 수치는 전월 수치다. WSJ의 전망 집계치는 98.0이었다. 앞서 나온 예비치는 97.8이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하락에다 의사록도 비둘기 성향으로 해석돼 엔화와 유로화에 추가 하락했다.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단기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해서 낮은 물가 수준은 내년에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FOMC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에 대한 어조는 9월 회의 때보다 모호해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달 많은 연준 위원들은 "단기적인 시일 내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지만 지난 9월 회의에서는 "올해 말"쯤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하는 등 좀 더 명확한 시기를 언급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 경제학자는 "비둘기 성향 연준 위원들은 물가 기대가 계속 낮아질 수 있음을 우려했지만, 매파 위원들은 금융 불안정성을 우려했다"고 지적했다.

몇몇 연준 위원들은 자산 가치에 관해 우려했다.

이들은 자산 가치 상승과 금융시장 요동성이 낮은 데 대해 금융시장 불균형 구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후 자산 가격의 급격한 역전이 경제에 충격을 가할 수 있음을 걱정했다.

전략가들은 미 국채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달러-엔 환율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스케방크는 미 국채수익률 곡선의 평탄화 때문에 달러-엔에 역풍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는 달러-엔이 그동안 일본보다 높은 금리 차에 의해 지지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세계 국채수익률 곡선이 더 누우면 달러-엔에 영향이 클 것이라며 투기 거래자들은 달러-엔의 단기 급락 위험을 높일 정도로 엔화 매도 포지션이 크다고 덧붙였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일과 같은 91.5%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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