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2년 반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자 서울외환시장은 당국의 매수 개입 경계 또한 커지고 있다.

다른 글로벌 통화보다 원화의 달러 대비 강세폭이 두드러지자 1,080원대 하단에선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으로 추정되는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으나, 대세적 하락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23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5년 5월 19일 1,088.10원 이후 최저치인 1,089.10원에 마감됐다.

◇대내외 달러 공급 우위…1,100원 아래 종가 유력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당국의 매수 개입 경계에도 불구하고 연말 종가관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외적 달러 약세 흐름과 함께 북한 리스크가 약화됐고, 개인과 기업의 달러 보유 상황, 국내 주식 시장으로의 외국인 투자 자금 유입 흐름, 한국기업의 수출 호조 등을 감안하면 원화 강세는 불가피한 셈이다.

지난 10월 우리나라 수출이 12개월 연속 증가한 가운데 거주자외화예금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2017년 10월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732억8천만 달러로, 전월 말 대비 96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





<2000년 이후 달러-원 환율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

거주자외화예금 규모는 지난 3월 705억4천만 달러를 기록한 뒤 7개월 만에 다시 최대치를 경신했고, 증가 폭도 가장 큰 수준이다.

전일 장중 저점은 1,088.60원으로 지난해 연말 종가인 1,207.70원보다 무려 119.10원 낮아졌고, 올해 연고점인 1,211.80원보다 123.20원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 종가가 100원 이상 하락한 경우는 지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17년간 2002년과 2004년 단 두차례다.

◇北 리스크 사라진 원화…"내년 1,000원대 향할 것"

외환딜러들은 북한 관련 리스크가 사라진 가운데 원화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베테랑 딜러는 "올해는 1,060원까지 떨어진 후 1,070원 위에서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심리적으로 북한 이슈가 잠잠해졌고 주식 쪽 자금 유입과 수출 증가율도 최고인데 아직 1,100원 살짝 깼다는 건 원화가 굉장히 저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와 달리 기업 위주보다는 오히려 서민 생활에 더 관심이 있다"며 "다른 것이 다 중립적이라고 본다면 현 정부 성격상으로도 시장을 자연스럽게 놔두고 속도 조절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고, 수급상으로도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 시기를 무작정 늦출 순 없는만큼 매도 수요 또한 연말로 갈수록 강해질 수 있다.

수출업체들은 이제 1,070~1,050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매도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권오규 SM투자자문 이사는 "오는 30일 금통위를 앞둔 가운데 금리 인상 기조가 한번 들어가면 이벤트 해소될 때까지 한 방향으로 계속 하락할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 주봉 세개가 바닥을 형성해야 지지선이 만들어지며 달러-원은 다음 주에 진정한 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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