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순매수, 8월의 5배

항셍지수, 10년 만에 3만선 돌파

홍콩 주식, 본토 대비 여전히 "싸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강구퉁(港股通)을 통해 홍콩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99 후/선강퉁 매매추이)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매입 경로인 강구퉁은 지난 9월 18일 이후 전날까지 두 달 연속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인들의 홍콩 주식 매입세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 8월 78억7천만 홍콩달러(약 1조 952억 원)어치의 홍콩 주식을 사들이는 데 그쳤던 중국 투자자들은 9월과 10월 각각 254억8천만 홍콩달러(약 3조 5천460억 원), 334억8천만 홍콩달러(약 4조 6천594억 원)의 홍콩 주식을 순매수했다.

또 이달에는 11월 22일까지 504억5천만 홍콩달러(약 7조 211억 원)를 순매수했다.

이달 매입액은 지난 8월에 비해 541% 늘어난 것이며, 전달보다는 이미 5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덕분에 전날 홍콩 항셍지수는 10년 만에 3만 선을 돌파했다.

항셍지수가 3만 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항셍지수는 이달에는 5.88% 상승하며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지수는 올해 들어 이미 36% 오른 상태다. 이는 미국 다우존스 30 평균지수의 상승률 19%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단기적으로 항셍지수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KGI의 켄 첸 하오 전략가는 "추세가 아직 살아 있으며 단기적으로 추세를 지탱하는 요인 중 어떤 것도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시장이 앞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항셍지수의 역대 최고치는 2007년 10월 30일 기록한 31,958.41로 현 수준보다 5.4% 높다.

항셍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은 S&P500지수의 19.5배와 스톡스유럽50지수의 15.5배보다 낮은 13.7배에 그친다.

이는 여전히 홍콩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특히 중국인들이 홍콩 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은 홍콩과 중국에 동시 상장된 종목의 경우 홍콩의 P/E가 아직도 중국보다 31배 더 싸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홍콩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중신증권에 따르면 본토인들의 홍콩 주식 매입이 홍콩 거래소 하루 거래량의 10%에 달한다.

홍콩 증시로 투자자들이 유입되는 것은 텐센트 등 중국 IT 기업들의 선전도 한몫하고 있다.

텐센트는 올해 들어 주가가 125% 이상 올랐으며 덕분에 시가총액은 미국의 대표 IT기업 페이스북을 웃돌았다.

또 홍콩에 신규 상장하는 중국 본토 핀테크 업체가 연일 흥행몰이에 성공하는 것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초 텐센트가 소유한 웨원그룹(00772.HK)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86% 올라 IT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기를 확인시켰다. 이어 글로벌 게임 하드웨어 제조업체인 레이저(01337.HK)도 지난 13일 홍콩 상장 첫날 40% 이상 올라 투자 열기를 더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