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수차례 시도 끝에 SC제일은행이 발행한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에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발행 금리를 통해 시장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는 CD금리가 어느 수준인지를 추정할 수 있어서다. 그간 채권시장에서는 CD 고시금리가 시장을 제대로 반영 못 한다는 지적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23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전일 CD 91일물을 1.75% 금리로 100억 원 규모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4개월(120일)물 CD도 1천500억 원 수준 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 SC제일銀, 시장과 괴리로 수차례 CD 발행 무산

SC제일은행은 이달 초부터 수차례 CD 발행을 시도했다.

최초 SC제일은행이 시장에 제시한 CD91일물의 발행 금리는 1.50% 정도였다. 당시 CD 고시금리(1.40%)보다 10bp 높았지만, 수요를 찾지 못했다.

SC제일은행과 같은 신용등급(AA+)인 은행채 금리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이라 시장 참가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CD의 금리는 은행채보다 유동성과 효용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금리가 더 높게 형성돼야 한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은행채가 증권사 레포북이나 담보로 사용되는 반면 CD는 활용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무산됐을 때 SC제일은행이 제시한 발행 금리는 1.70%였다.

CD 고시금리보다는 20bp 이상 높고, AAA 등급 은행채 금리에 비해서도 4~5bp 높았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CD금리가 SC제일은행과 같은 AA+ 등급 은행채 금리(1.725~1.726%)보다 낮다는 점을 주목했다.

◇ CD 91일물 적정 고시금리 수준은

SC제일은행이 여러 실패를 거쳐 발행한 CD 91일물 금리는 1.75%다. 지난 21일 고시된 CD 91일물 금리보다 28bp가량 높고, AA+ 은행채 금리보다 2~3bp 높은 수준이다.

다만, SC제일은행 사례를 통해 적정 CD 고시금리를 추정하려면 신용등급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CD 고시금리는 AAA 신용등급 은행을 대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발행 금리에서 AA+와 AAA 등급 은행채의 신용 스프레드(5bp)를 차감한 1.70% 수준이 CD 고시금리로 타당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전일 CD 91일물 고시 금리(1.48%)에 비해서는 22bp 높고, AAA 은행채 금리보다도 2bp가량 높은 수준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CD금리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어제오늘 나온 얘기는 아니다"며 "이번 SC제일은행 사례는 시장과 고시금리의 격차가 상당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1.25%인 현 기준금리에도 CD 고시금리가 1.38 정도에 머물러있었다"며 "기준금리가 1.50%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CD금리는 20bp가량 올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CD 91일물·AAA등급 은행채 금리 추이, 출처: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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